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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교수의 건강제안] ‘표기 함정’ 영양성분표에 속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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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교수의 건강제안] ‘표기 함정’ 영양성분표에 속지 않으려면

입력
2019.10.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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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영양성분표
영양성분표

가공식품의 포장에는 영양성분표가 표시돼 있다. 이 표에는 열량 탄수화물 당류 단백질 지방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 나트륨 등 9가지를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이 밖에 강조하고자 하는 영양성분 정보를 추가할 수 있다. 이들 영양소는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과 관련이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각 성분은 일정량(1회 제공량, 1단위 포장(캔, 병, 봉), 100g, 100 mL 등()에 포함된 영양소 함량 정보와 기준치 비율로 표시된다.

이러한 영양표시제도는 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영양소 종류와 함량을 제품 포장에 제공해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식품을 택하도록 유도하고 허위·과대 표시 및 광고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제조사가 제시한 영양성분표는 종종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보다 착각을 일으킬 수 있어 건강한 식품을 택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선 ‘1회 제공량’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예컨대 어떤 제품에 1회 제공량 1개(90g)/총 4회 제공량(360g)이라고 적혀 있고, 1회 제공량당 열량 150㎉라고 기재돼 있다. 소비자는 이것을 보고 이 제품 하나를 먹으면 150㎉를 섭취한다고 여길 수 있지만 사실은 600㎉나 먹게 된다. 1회 제공량은 권장 섭취량이 아니고 업체에서 임의로 설정한 단위다.

업체에 따라 1회 제공량 단위가 다를 수 있고 100g, 100mL 등의 단위로도 표시될 수 있다. 어떤 음료수에 100mL당 50㎉라고 적혀 있어도 그 음료수 한 병이 500mL라면, 250㎉나 섭취하는 셈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제품의 열량 및 영양성분을 비교할 때에는 반드시 1회 제공량 차이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그 제품 선택 시 기준은 1회 제공량 또는 100g당 열량과 영양소가 아니라 1회에 섭취하는 양이 되어야 한다.

둘째, 무콜레스테롤 식품은 안심해도 될까? 일부 제품에 ‘무콜레스테롤’이라고 표시돼 있다고 해서 이 제품에 지방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 콜레스테롤이 아닌 다른 지방이 들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양성분표에도 지방과 트랜스지방이 없는 것으로 표시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무설탕 식품은 당뇨병 환자가 마음껏 먹어도 될까? 사실 설탕 이외에도 포도당 과당 솔비톨 자일리톨 등 단맛을 내는 감미료가 많다. 이들 당도 열량이 있고 혈당을 높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식품성분표에서 당류 함량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넷째, 무트랜스지방 식품은 안심해도 될까? 트랜스지방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위험인자인 ‘나쁜’ LDL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는 높이고 ‘좋은’ HDL콜레스테롤의 농도는 낮춰 관상동맥질환이나 동맥경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영양성분표에 트랜스지방이 ‘0’이라 표기됐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현재 국내 표시기준은 트랜스지방이 기준량당 0.2g 미만일 때에는 ‘0’으로 표시할 수 있어 가공식품 섭취량이 많아지면 트랜스지방 섭취가 누적돼 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저지방 식품은 안심해도 될까? 저지방식품 가운데 원래 식품에 지방 함량이 높은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저지방식품은 원래 식품보다는 지방 함량이 적지만 다른 식품에 비해 지방 함량이 많은 때가 흔하다. 또한 지방 함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맛이 떨어지기에 당류를 대신 더 넣기도 해 영양성분표에서 지방 포화지방 당류의 함량을 확인해야 한다.

바쁜 현대인은 가공식품을 자주 먹을 수밖에 없다.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 영양성분표를 반드시 확인해 열량 당류 포화지방의 함량이 낮은 식품을 고른다면 비만과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나트륨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낮은 식품을 골라 먹으면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아울러 가장 중요한 점은 1회 제공량이나 100g당이 아니라 내가 1회에 섭취하는 양을 기준으로 열량과 영양소를 파악해 식품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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