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부터 뇌경색을 앓아온 40대 딸을 목 졸라 숨지게 한 60대 어머니가 경찰에 구속됐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윤양지 인천지법 영장 당직 판사는 지난 3일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68)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후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3시쯤 인천 계양구 한 아파트에서 딸 B(48)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뇌경색으로 거동이 불편한 딸 B씨를 10여년간 간병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오랜 간병생활로 인해 우울증 치료도 받았던 A씨는 딸을 숨지게 한 뒤 극단적인 선택도 시도했다. 그는 사건 당일 오후 4시쯤 아파트 인근 잔디밭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한 주민에게 발견됐다. A씨는 수면제로 추정되는 약물을 소지하고 있었다.
사건 당일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와 딸이 숨진 것을 발견한 B씨 아버지는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한 A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인 뒤 지난 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인천 계양경찰서 관계자는 “어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라며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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