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맏형’ 케빈 나(36)가 갤러리를 향한 손가락 욕설로 김비오(29ㆍ호반건설)에 내려진 3년 자격 정지 징계에 대해 “너무나 가혹하다”고 비판했다.
케빈 나는 4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비오의 3년 징계는 터무니 없고(ridiculous) 가혹하다(extreme)”고 평가했다.
케빈 나는 “이번 주 초에 김비오와 통화했다”며 “그가 프로답지 못한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한 번의 실수로 한 사람의 직장을 3년간이나 뺏어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소 행실이 나쁜 선수였다면 모를까, 한 번의 실수에 너무나 가혹한 징계”라고 덧붙였다.
김비오는 지난달 29일 경북 구미에서 열린 KPGA 투어 DGB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티샷 실수를 한 뒤 갤러리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욕설과 함께 클럽으로 바닥을 내려찍는 행위로 물의를 빚었다. 당시 휴대전화 셔터 소리 등 갤러리에서 들린 소음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KPGA 상벌위원회는 1일 김비오에게 자격정지 3년과 벌금 1,000만원의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케빈 나는 “김비오가 팬들이나 골프계나 미디어에 사과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다”며 “김비오의 아내가 임신 중인데 지금이 힘든 시기가 될 수 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케빈 나의 캐디는 대회 1라운드에 ‘김비오의 징계를 풀어달라(Free Kim Bio)’는 의미가 담긴 문구를 모자에 새기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 등 현지 매체들은 “케빈 나의 캐디 케니 함스의 모자에 ‘Free Bio Kim’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보도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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