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질병관리 팀원 16명 중 수의사 1명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비무장지대(DMZ) 남측에서 발견되면서 정부의 멧돼지 관리가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폐사한 멧돼지 중 극히 일부에 대해서만 정밀검사를 실시해온 데다가 전문 기관 및 인력 확보에도 소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검역본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경기와 인천 강화 지역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가운데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돼지열병 정밀검사를 실시한 개체는 단 34마리였다. 환경부가 전국 단위에서 수렵 등을 통해 ASF 정밀검사를 한 멧돼지를 포함해도 총 806마리에 불과하다.
김 의원은 이는 멧돼지 폐사체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폐사율이 50%인 일반돼지열병(CSF)으로 죽은 멧돼지만 해도 올해 1~7월 경기ㆍ강원 지역에서 1만4,320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기ㆍ인천 강화에서 ASF 정밀검사를 한 멧돼지 폐사체 34마리를 단순 대비하면 검사율이 0.2%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야생 멧돼지 관리가 허술한 것은 부족한 인력 탓이다. 김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돼지열병과 조류독감(AI), 구제역 등 야생동물 질병관리를 담당하는 국립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은 정규직 7명과 비정규직 9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 중 수의직은 3명이지만 1명은 파견, 1명은 휴직 상태다. 팀 내 수의사가 1명뿐이란 얘기다. 야생동물 질병관리를 전담하는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10월 광주에 청사를 준공하고도 인력이나 예산에 대한 부처 협의가 아직까지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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