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150만명 기대했는데 300만명 모였다” 여론몰이
3일 ‘조국 파면’을 외친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들은 이날 서울 광화문 집회 참석 인원을 두고 “300만명”이라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조국 수호’를 외친 서초동 촛불집회가 “참석자 200만명”을 주장하자 거짓이라 비판하더니 자신들의 집회 참가자 수 부풀리기에는 물러섬이 없었다. 서로 숫자 조작에 열중하는 셈이다.
한국당은 이날 집회 초반부터 인파가 몰리자 “국민과 당원 포함해 300만명 이상 모였다”고 주장했다. 최대 150만명을 기대했는데 그 이상의 인원이 모였으니 대성공이라는 논리다. 앞서 황교안 대표는 촛불집회 참가자가 200만명에 달한다는 여당 주장에 "여당이 참여인원을 몇 십 배 올려 주장했다” “비상식적 주장을 국민 목소리로 호도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맹공을 퍼부은 바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서초동 집회가 200만이면 오늘 집회는 2,000만명”이라는 등 촛불집회 시위 참가자 수를 의식한 발언들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이 장악한 광화문 광장에서 남대문까지 도로는 너비 약 100m에 길이 1.4㎞에 이르는 왕복 12차선 거리다. 서초동 촛불집회의 경우 반포대로 누에다리에서 서초역까지 구간, 서초대로상 서초역에서 교대역까지 구간까지 집회 참가자들이 몰려들었는데, 이들 구간은 왕복 8~10차선 도로로 너비 40m에 길이 1.2km 구간 정도 된다.
도로 면적으로만 단순 비교하면 이날 집회 참가자 수는 서초동 촛불집회보다 많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광화문 집회에 비해 서초동 촛불집회가 더 촘촘하게 사람들이 들어찬 상태로 진행됐고, 이날 광화문 집회는 시민들 차원의 자발적 참가보다는 당원 등 동원된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광장까지 인파가 빽빽하게 들어찼을 때도 10만명 수준으로 집계했던 걸 감안하면 300만명은 지나친 숫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숫자 부풀리기 전쟁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덩치를 부풀려야 여론이 자신들의 편임을 주장할 수 있어서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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