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9.9%에 대한 고해성사이면서, 고발장이다. 미국의 정치철학자인 저자는 ‘부당세습’에서 자신을 비롯한 상위 9.9% 그룹이야말로 계층 이동을 가로 막고 불평등을 고착화시킨 특권사회의 공모자라고 고백한다. 저자는 최소 13억원의 재산을 보유한 전문직 종사자들을 9.9% 계층으로 본다. 이들은 개인의 능력으로 성공했다고 말하지만 그 스펙과 영향력은 특권으로 쌓아 올린 것이다. 9.9%가 특권을 대물림 할수록 90%의 기회는 사라지고, 민주주의는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저자는 그 분노의 칼날이 9.9%에게 향할 것이라 경고한다. “입 진보(Coffee-shop Radicals)들은 혁명을 원한다고 말로만 떠들어왔다. 하지만 인간의 권리는 한 줌의 구호나 낡은 선언만으로 구현될 수 없다. 변화가 일어나면 우리들도 각자 뭔가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저자는 특권으로 세습된 부당 이득은 환원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9.9%가 살아남기 위해서, 90%와 함께 살아가길 위해서.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부당세습
매튜 스튜어트 지음ㆍ이승연 옮김ㆍ이상헌 감수 해제
이음 발행ㆍ148쪽ㆍ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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