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ㆍ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서며 ‘경제 전쟁’을 시작한 일본 정부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에 사용하는 에칭가스(고순도 기체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7월 시작된 수출 규제 이후 지금까지 일본의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의 대(對) 한국 수출허가 승인 건수는 총 7건”이라고 밝혔다.
전날까지만 해도 산업부는 포토레지스트(감광액) 3건, 에칭가스 1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1건 등 5건의 수출허가가 이뤄졌다고 밝혔었는데, 지난달 30일 수출 승인된 에칭가스 2건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승인 건수가 7건으로 늘었다.
이번에 일본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은 에칭가스 2건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수입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일본에서 수출 준비 중으로 아직 국내로 들어오진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액체상태의 고순도 불화수소(불산액)는 아직까지 수출허가가 나오지 않았다. 기체와 액체형태로 나뉘는 불화수소는 반도체 주요 공정 중 식각 작업에 사용하는데 기체 형태는 정밀하게 깎아내는 미세공정에 사용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액체 형태는 반도체를 부식시켜 깎아낼 때 사용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일부터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액체형태 불화수소를 일부 반도체 생산라인에 투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산화에 성공한 국내 기업은 램테크놀러지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일부 라인에 국산 액체 불화수소를 사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최근 국산 액체 불화수소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조만간 생산라인에 투입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이달 안에 일본산 불산액을 국산 제품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수출허가 승인이 원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유 본부장은 “자료 보완 요구가 많기 때문”이라며 “우리 정부는 얼마든 일본과 협의할 용의가 있고 일본 측에도 요구했지만 일본이 응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국내 기업의 애로는 소재부품 수급애로지원센터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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