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외래 초진환자가 진료를 예약하고 첫 진료를 받기까지 걸리는 대기기간이 올해 기준 2015년보다 최대 81%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16일에서 29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만큼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기준 2015년 대비 올해 외래 초진 환자의 대기기간은 충남대병원을 제외한 9개 병원에서 모두 증가했다. 대기기간은 환자가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예약한 시점부터 첫 진료일까지의 기간을 산출한 것이다. 대기기간은 서울대병원(29일)이 가장 길었고 부산대병원(21.5일) 제주대병원(18.1일) 등이 뒤를 이었다. 대기기간 증가율은 서울대병원(81.2%) 전남대병원(78.2%) 부산대병원(76.6%) 제주대병원(72.5%) 경상대병원(55.8%) 강원대병원(48.6%) 충북대병원(40.1%) 경북대병원(20.7%) 전북대병원(10.7%) 충남대병원(-22.5%) 순서로 높았다.
다만 같은 기간 내 외래 환자 수 증가폭은 최대 16.4%(강원대학교)에 그쳤다. 10% 이상 감소한 병원(경북대ㆍ경상대병원)도 있었다. 복지부는 그간 환자가 10% 내외로 증가한 진료 실적을 근거로 쏠림 현상이 의료계 주장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반박해 왔다. 윤일규 의원실은 대형병원 쏠림현상의 심각도를 평가하려면 환자 수 외에 환자의 대기 시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변수까지도 함께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대형병원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외래 환자 수는 앞으로도 일정 이상 늘어날 수 없을 것이나, 환자들이 대기하는 시간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달 4일 정부가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부족하다”며 “꼭 필요한 환자가 적절한 시점에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더 과감한 의료전달체계 개선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정부의 추가 대책을 촉구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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