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의 영향권에 들면서 제주지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강한 비바람에 학교 지붕이 날아가고 주택들이 파손돼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수백 가구에 정전 피해와 함께 하천 범람으로 송수관이 파손돼 2만여 가구에 단수가 예상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 기점 하늘길과 바닷길은 전면 통제되고 있다.
2일 제주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제주도 육ㆍ해상 전역에 태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도내 곳곳에 강풍과 함께 100㎜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이날 오전까지 주택, 비닐하우스, 차량, 도로 등의 침수ㆍ파손 피해는 49건으로 집계됐다.
이날 새벽 4시 30분쯤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한 주택이 강풍에 파손되는 과정에서 신모(82)씨 등 3명이 경상을 입었다. 또 성산읍 지역 주택 5가구가 파손됐고, 이재민 25명이 임시 주거시설로 대피했다.
이날 오전 돌풍으로 제주시 구좌중앙초등학교 본관 지붕이 날아가 교실 4곳에 빗물이 새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쯤 제주시 해안동 무수천 인근에 설치된 송수관이 하천 범람 과정에서 떠내려 온 돌로 추정되는 물체에 파손돼 제주시 연동ㆍ노형ㆍ이호ㆍ도두ㆍ이호동 일부 지역 2만여 가구에 단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이들 지역에서 수압 저하,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는 가구들이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복구작업이 쉽지 않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시 구좌읍 일대에서는 327가구가 정전됐다가 오전 10시 기준 277가구는 복구 완료됐으며, 50가구에 대해서는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침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전 3시 23분쯤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도로에서는 차량이 침수돼 운전자가 고립됐다가 소방대원에게 구조됐다. 또 제주시 내도동, 애월읍, 구좌읍, 한림읍 등 도내 곳곳에서 주택, 아파트, 상가, 도로가 침수됐으며 곳곳에서 나무가 뽑혀 넘어지거나 신호등이 파손돼 소방대원들이 배수 지원 또는 안전조치에 나서고 있다.
제주를 오가는 하늘길과 바닷길도 전면 통제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제주기점 항공편 323편(국내 287편, 국제 36편)이 태풍으로 운항계획을 취소해 결항 조치했다. 이들 항공기들은 대부분 이날 오후 1시 이후 항공편이다. 제주공항에는 이날 오전부터 태풍과 윈드시어(돌풍) 특보가 발효 중이다.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도 모두 통제됐다. 이날 제주를 오가는 8개 항로 14척의 여객선 운항은 태풍으로 인해 결항됐다.
도내 학교들은 일부 휴업하거나 하교시간을 앞당기는 등 학사일정을 조정했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도내 유치원·학교 312개교 중 19개교(유치원 4, 초교 10, 중학교 4, 고교 1)는 휴업 했으며, 293개교(유치원 117, 초교 103, 중학교 41, 고교 29, 특수 3)는 하교시간을 조정했다. 앞서 도교육청은 학생 안전 등을 고려해 이날 오후 1시까지 모든 교육 활동을 마무리해 조기 하교 조치하도록 각 학교에 권고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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