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미탁’이 2일 저녁 제주도 서쪽 바다를 지나 밤늦게 또는 3일 새벽 전남 목포 인근에 상륙할 전망이다. 제주도와 전남 일부 지역은 2일 오전 태풍 경보가 발령됐고 정오를 기해 전남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된다. 미탁은 3일 새벽과 오전에 남부 지역을 관통한 뒤 오후에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미탁’은 2일 오전 9시 현재 중국 상하이 동북동쪽 약 230㎞ 바다에서 시속 24㎞로 북북동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간 강도의 중형급 태풍인 미탁의 중심기압은 98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29ｍ(시속 104㎞)다. 초속 15ｍ 이상 강풍이 부는 반경은 320㎞다.
태풍은 이날 오후 3시쯤 제주도 서귀포 서쪽 약 170㎞ 해상, 오후 9시쯤 서귀포 북서쪽 약 110㎞ 부근 해상을 거쳐 밤 12시를 전후해 전남 목포 인근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상륙할 무렵에는 중간 강도의 소형급으로 현재보다 규모가 작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태풍은 남부 지방을 관통하며 강도가 약해지고 규모도 조금씩 축소되겠지만 태풍의 중심부가 내륙을 지나는 만큼 적잖은 피해가 우려된다.
태풍 중심의 도시별 최근접 시간(거리)을 보면 제주도 제주시 2일 오후 9시(북서쪽 90㎞), 전남 목포 2일 밤 12시(남쪽 30㎞), 광주 3일 오전 2시(남동쪽 20㎞), 대구 3일 오전 7시(북서쪽 30㎞), 부산 3일 오전 7시(북서쪽 110㎞), 경북 영덕 3일 오전 10시(북서쪽 10㎞) 등이다.
서울은 3일 오전 8시 태풍 중심에 가장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거리가 남동쪽으로 220㎞에 달해 남부 지방보다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은 영덕 부근을 지난 직후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날 오전 8시 제주도와 전남 거문도ㆍ초도에는 태풍 경보가 발효됐다. 정오에는 전남 다른 지역과 광주에도 태풍 경보가 발효된다. 그 밖의 남부지방에는 태풍 예비특보(경보ㆍ주의보)가 발표된 상태다.
1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제주 월정 244.0㎜, 전남 신안 압해도 173.0㎜·무안 160.5㎜·완도 청산도 147.5㎜ 등이다.
2일부터 3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남부 지방과 제주도, (4일 새벽 3시까지) 강원 영동, 울릉도ㆍ독도는 100~300㎜(많은 곳 제주도 산지, 강원 영동, 경북 북부 동해안은 500㎜ 이상), 충청도 80~150㎜, 중부 지방(강원 영동과 충청도 제외)은 30~80mm(많은 곳 120mm 이상)이다.
2일 오전 9시까지 하루 최대 순간 풍속은 제주 윗세오름 초속 29.3ｍ(시속 105.5㎞), 전남 강진 마량 초속 27.5ｍ(시속 99.0㎞)ㆍ신안 가거도 초속 25.5ｍ(시속 91.8㎞) 등을 기록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미탁의 세력은 제17호 태풍 ‘타파’와 비슷하거나 약하겠지만 육지를 지나는 만큼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역은 더 넓고 강할 수 있다”며 “태풍 경로와 가깝거나 지형적인 영향으로 비가 특히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되는 제주도, 지리산 부근, 강원 영동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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