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봉 3900만원, 최고 소득 8세 부동산업자 4억3440만원
김두관 의원 “편법 증여나 상속 의심, 불공정한 부의 대물림 검증해야”
기업의 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18세 이하 미성년자가 292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는 태어나자마자 사업장을 맡은 만 0세 대표자도 2명 포함돼 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두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 직장가입자 전체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기준 18세 미만 직장가입자 수는 총 3,736명으로 이 중 292명이 사업장 대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성년 사업자 대표는 지난해에 비해 27명이 늘었다. 대표를 제외한 3,444명은 근로자 신분이었다.
미성년자 사업장 대표들의 1인당 평균 월소득과 연봉은 각각 325만원과 3,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봉 1억원 이상이 28명에 달했고, 5,000만원 이상~1억원 이하도 34명이나 됐다. 5,000만원 이하가 가장 많은 230명으로 나타났다.
최고 연봉자는 서울에 거주하는 만 8세 미성년자로, 부동산임대업을 통해 4억3,440만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기재됐다. 특히 미성년 사장님 가운데는 2명의 만 0세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사업장 대표자로 등재돼 각각 100만원과 50만원의 월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영 능력이 없는 아이에게 사업체 대표를 맡기고 보수를 통해 편법 증여를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미성년 대표자가 운영하는 사업장 소재지는 서울이 202곳(69%)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기(40곳), 인천(15곳)과 부산(15곳), 대구(8곳) 등의 순이었다.
김 의원은 “현행법상 미성년자도 사업장의 대표자나 공동대표자로 이름을 올릴 수는 있다”면서도 “이를 악용한 어른들의 편법 증여나 상속 등 불법적이고 불공정한 부의 대물림이 없도록 국세청은 보다 세밀하게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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