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 유튜브 통해 “역사왜곡도 처벌 대상 돼야” 주장
원희룡 제주지사가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를 강하게 비판했다.
원 지사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류석춘 교수, 강의는커녕 구치소에 가 있을 뻔’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제가 국회의원 당시 발의했던 일제 침략 행위 옹호 처벌 법안이 통과됐으면 ‘류모춘’ 교수 경우는 대학 강단에서 강의는커녕 구치소로 가셔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 부분에서 류석춘 교수 이름 중 가운데 글자 ‘석’을 대신해 익명을 뜻하는 ‘모’를 사용, 그를 ‘류모춘’이라고 지칭했다.
원 지사는 “흔히 말하는 실증주의, 증거와 팩트를 핑계로 한 침략 행위에 대한 찬양은 역사 왜곡”이라며 “실증주의라는 이름으로 역사 왜곡하는 이런 부분들도 일제 침략 행위에 대한 옹호로서 저는 처벌 대상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류 교수가) 한때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했다는 것 때문에 (보수 쪽에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데 이럴 때 명확히 선을 그어줘야 진정으로 우리 국민들이 볼 때 대한민국에 보수도 진정한, 건강한 개념 있는 보수구나 이렇게 될 수 있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지난 2017년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원 지사는 2006년 인터넷 논객 김완섭씨와 벌였던 설전 끝에 일제 침략 행위 옹호 처벌 법안을 발의했던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김완섭이라는 사람이 독도가 일본 땅이니까 일본에 돌려주라는 막말을 했었다”며 “그때 분노한 누리꾼들이 인터넷으로 김완섭을 향해 욕설을 많이 했더니 김완섭이 누리꾼들을 경찰에 고발한 사건이 있었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제가 기가 막혀서 무료 변론을 하겠다고 해서 김완섭의 일제 침략 행위에 대한 미화, 그 발언에 대해 제가 나서서 누리꾼을 보호하고 김완섭하고 맞장 토론했던 적이 있다”며 “그런 끝에 일제 침략 행위를 옹호하는 발언이나 글을 쓰는 사람은 처벌을 하자는 법안을 올렸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프랑스에는 그런 법안이 있었고 유엔 인권위원회에서도 반인류적 범죄를 옹호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처벌을 받도록 돼 있다”며 “그런데 이번에 보니 (류 교수가) 일제 시대에 소위 종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분들을 매춘이라고 주장하고 또 그게 연세대에서 교수들이나 학생들이 문제 삼으니 자기는 잘못한 게 없다 이런 식으로 지금 버티면서 안 그래도 요즘 열불이 나 있는 국민들을 정말 열불 나게 하고 있더라”라고 덧붙였다.
류 교수는 지난달 19일 연세대 사회학과 과목인 발전사회학 강의 도중 “(위안부는 매춘부와) 비슷한 거다”라며 “그 사람들(매춘부들)이 왜 매춘하냐. 살기 어려워서다. 옛날(일제강점기)에도 그랬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학생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은 일본의 말에 속아서 간 것 아니냐”고 묻자 류 교수는 “지금도 매춘 들어가는 과정이 딱 그렇다. ’여기 와서 일하면 절대 몸 파는 게 아니다’ ‘매너 좋은 손님들한테 술만 따르면 된다’고 해서 접대부 생활을 하게 된다. 옛날에만 그런 게 아니다”라는 발언도 했다. 류 교수는 질문하던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학생이) 한 번 해볼래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류 교수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매춘이 식민지 시대는 물론 오늘날 한국 그리고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한다는 설명을 하면서, 매춘에 여성이 참여하게 되는 과정이 가난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루어진다는 설명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학생들이 이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기에, 수강생들이 현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 번 해 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의 발언을 한 거다. 이 발언은 학생에게 매춘을 권유하는 발언이 절대 아니고, 차별을 위한 혐오발언도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연세대는 지난달 30일 류 교수 관련 학교 인사위원회가 끝난 뒤 입장문을 내고 “수강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류석춘 교수의 ‘발전사회학’ 과목에 대체 강사를 투입하기로 공식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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