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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북한, 핵무기의 월마트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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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북한, 핵무기의 월마트 될 수 있다”

입력
2019.10.01 17:02
수정
2019.10.0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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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0일 워싱턴 DC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0일 워싱턴 DC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정권 교체와 군사 옵션까지 거론했다. 9월 초 백악관을 떠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민간인 신분으로 나선 첫 공개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에 각을 세우며 대북 강경론을 노골적으로 쏟아낸 것이다. 그는 “북한의 논리에 굴복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겨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중앙일보가 주관한 포럼의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초래하는 중대한 위협에 대해 꾸미지 않은 언어로 얘기할 수 있게 돼 그들(북한)이 아마 즐겁지 않을 것이다”고 운을 떼면서 북한의 전략과 의도를 맹비난했다. 그는 “북한이 핵 포기의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김정은이 운용하는 전략적 결정은 핵무기 역량을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는 점이다”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한 “우리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논의할 것들이 있다”며 “비록 제한적이긴 하지만 한 가지는 북한의 정권 교체 가능성이고, 둘째는 한국과 같이 자유 선거로 선출된 정권하에서 한반도 재통일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중국과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고 믿는다면 일정한 시점에 군사력이 옵션이 돼야 한다”며 ‘군사 옵션’도 거론했다. 그는 “그런 옵션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핵무기를 유지할 때 뒤따르는 것들이 있다”며 “북한이 새로운 압둘 카디르 칸(핵 기술을 전파한 파키스탄 과학자)이나, 운반 가능한 핵무기의 월마트나 아마존이 될 수 있다”며 핵 확산 위협을 제시했다. 이 경우 아시아 내에 일본, 한국 등 핵보유국이 더 많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핵무장 도미노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핵 확산을 막기 위해 군사 옵션도 불사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또 북한이 주장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독재 정권을 유지하고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동시에 탄도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의 혜택도 유지하기 위한 논리라면서 “이러한 종류의 논리에 속아 넘어갈 준비가 돼 있는 곳들이 있다”며 한국 정부를 지목했다. 그는 한국이 KN -23, KN -25 등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면서도 북한이 작황이 나쁘고 경제적 여건이 힘들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고 있다며 “북한의 논리에 굴복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아울러 한일 갈등과 관련해선 “미국이 한일 갈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갖지 못한 것은 큰 실수”라고 자탄하면서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다양한 동맹을 조율할 미국의 능력에 명백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을 불러왔다”며 사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볼턴 전 보좌관의 독설이 쏟아진 날 북한은 유엔 무대에서 한반도 긴장의 책임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탓이라며 비핵화 협상 재개의 공을 미국에 넘겼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이날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조선반도 정세가 긴장 격화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시대착오적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매달리면서 정치 군사적 도발 행위를 일삼고 있는 데 기인한다”며 “조미 협상이 기회의 창으로 되는가, 아니면 위기를 재촉하는 계기로 되는가는 미국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9월 하순으로 예고했던 북미 실무협상이 지연되는 가운데 북미 간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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