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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에도 ‘강남 로또 청약’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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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에도 ‘강남 로또 청약’ 계속될 듯

입력
2019.10.02 04:40
수정
2019.10.02 09:1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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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청약경쟁률 115.1대1을 기록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 견본주택. 뉴스1
평균 청약경쟁률 115.1대1을 기록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 견본주택. 뉴스1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분양 물량의 희소가치가 더 높아지면서 서울 강남권 청약 막차 단지에 현금 부자들이 몰리고 있다.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아 현금으로 최소 10억원을 쥐고 있어야 청약 신청이 가능하지만, 당첨만 되면 5억원 이상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판단에 과열 양상까지 빚어지면서 강남권에서 3년 만에 세 자릿수 청약경쟁률이 등장하기도 했다.

부동산업계에선 분양가 상한제 목전의 강남권은 현금 부자들만의 ‘로또 청약’ 잔치가 될 것이란 관측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특히 이번 주 역삼센트럴아이파크를 시작으로 하반기 강남권 분양이 잇따를 예정이어서 이러한 청약 과열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더라도 강남권 청약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걸로 내다보고 있다.

◇3년 만에 강남권 세 자릿수 경쟁률

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라클래시’는 지난달 24일 진행된 청약에서 112가구 모집에 1만2,890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15.1 대 1을 기록했다. 타입별 최고 청약경쟁률은 26채 모집에 총 3,758개 청약통장이 몰리며 144.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전용면적 84m²A에서 나왔다.

강남권에서 세 자릿수 평균 청약경쟁률이 나온 것은 2016년 10월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306.6 대 1) 이후 3년 만이다. 올해 서울 전역의 일반청약 단지로 범위를 넓혀도 지난달 89채 모집에 8,134명이 신청해 203.8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낸 동작구 사당동 ‘이수푸르지오 더프레티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청약경쟁률이다.

래미안라클래시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4,750만원으로 전용 71㎡의 경우 13억100만∼14억5,500만원, 전용 84㎡ 15억5,300만∼16억6,400만원이다. 모든 가구가 분양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분양가의 60%) 대출을 일절 받을 수 없다. 잔금을 제외한 계약금과 중도금 등 분양가의 80%를 현금으로 보유해야 청약에 나설 수 있있다. 전용 71㎡ 기준으로 현금이 최소 10억원 이상은 있어야 청약에 뛰어들 수 있는 셈이다.

이 단지는 일반분양이 전용 84㎡ 이하 중소형으로만 배정돼 100% 가점제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1순위 청약통장을 보유한 무주택자 중에서 가점이 높고 보유 현금이 많은 사람만 당첨될 수 있는 조건이다. 그러나 인근 단지에 비해 분양가(3.3m²당 4,750만원)가 1,000만원가량 저렴해 당첨되면 시세 차익이 최소 5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청약 경쟁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

올해 서울 강남3구 분양예정 단지. 그래픽=신동준 기자
올해 서울 강남3구 분양예정 단지. 그래픽=신동준 기자

◇“분상제 시행돼도 강남권 로또 청약은 계속”

강남권에선 이번주 또 한 번의 ‘로또 청약’이 예고돼 있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4차 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로, 전매제한이 최대 10년인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해 분양되면서 치열한 청약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이 단지는 지상 35층에 총 499가구로 일반 분양분은 138가구에 불과하다. 분양가격은 3.3㎡당 4,750만원으로, 전용 84㎡는 15억2,300만~16억6,700만원, 전용 125㎡는 20억6,600만~23억3,500만원이다.

시장에선 이 단지 역시 래미안라클래시와 비슷한 청약경쟁률을 보이면서 청약 가점이 65점 이상은 돼야 안정권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면 큰 시세 차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로 인근 개나리 6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역삼자이(2016년 준공)의 전용 84㎡ 가구가 지난달 20억7,500만원에 거래됐기 때문이다. 같은 크기의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 분양가를 감안하면 4억~5억원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단 계산이 나온다.

연내 강남권에서는 1만8,000여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1만1,106가구의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해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송파구 호반써밋송파, 서초구 반포우성 재건축, 강남구 대치 구마을 2지구 등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을 끄는 단지들이 수두룩하다.

부동산업계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돼도 강남권 청약 과열 양상은 한동안 식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세 차익이 수억원에 달하는 데다가 대출 규제에서 자유로운 현금 부자들이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어 당첨 경쟁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조건이란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무주택이지만 자금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지금을 기회로 보고 강남권에 진입하는 중”이라며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 쏠림이 있어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청약 과열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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