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한국야구위원회)가 시상하는 14개 부문 개인 타이틀 주인이 1년 만에 싹 바뀌었다.
반발력을 낮춘 공인구의 영향으로 판도가 크게 흔들렸다. 특히 홈런은 지난해 44개로 타이틀을 차지한 김재환(두산)이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종일인 1일 15개로 급락한 반면 박병호(키움)는 33홈런을 터뜨려 2015년 이후 4년 만에 홈런왕을 탈환했다. 박병호의 홈런 1위는 5번째(2012~2015, 2019)다.
타율상은 양의지(NC)가 0.354로 1984년 이만수(삼성) 이후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에 등극했다. 체력 소모가 큰 포수 마스크를 쓰고도 맹타를 휘두른 양의지는 장타율(0.574)과 출루율(0.438)에서도 1위에 올라 타격 3관왕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 장타율, 출루율 1위는 박병호의 몫이었다.
타점상과 득점상은 올해 키움이 가져갔다. 제리 샌즈는 113타점을 수확해 팀 동료 김하성과 KT 멜 로하스 주니어(이상 104타점)를 제쳤다. 지난해 타점왕 김재환은 타점 역시 133개에서 91개로 줄었다. 타점상을 놓친 김하성은 대신 112득점으로 타이틀 홀더가 됐다.
최근 도루가 감소하는 추세 속에 박찬호(KIA)는 지난해 최다 도루를 기록한 박해민(삼성ㆍ36개)보다 3개 많은 39개를 성공시켜 첫 도루왕에 자리했다. 안타상은 호세 페르난데스(두산)와 이정후(키움)가 최종전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안타 개수는 페르난데스가 197개로 이정후(193개)보다 4개 더 많이 쳤다. 지난해엔 190안타를 친 전준우(롯데)가 182개에 그친 동료 손아섭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투수 타이틀 역시 큰 변화가 있었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상을 받은 조쉬 린드블럼(두산)은 올해 평균자책점 2연패에 실패했지만 승리상(20승)과 승률상(0.870), 탈삼진상(189개)까지 휩쓸어 3관왕으로 시즌을 마쳤다.
린드블럼의 4관왕은 양현종(KIA)이 막았다. 시즌 초반 6경기에서 5패 평균자책점 8.01로 최악의 출발을 했던 양현종은 5월부터 반등에 성공해 매달 1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특히 8월 한 달간 0.51의 경이로운 평균자책점으로 줄곧 1위를 달리던 린드블럼을 무섭게 추격했고, 9월 11일 롯데전에서 9이닝 완봉승으로 2.25까지 떨어트려 뒤집기에 성공했다.
세이브상은 올해 처음 마무리 투수를 맡은 선수들이 경쟁한 끝에 ‘해외 유턴파’ 하재훈(SK)이 36세이브로 고졸 3년차 소방수 고우석(LG)을 1개 차로 제치고 처음 타이틀을 품었다. 홀드상은 김상수(키움)가 2015년 당시 안지만(삼성)이 보유하고 있던 37홀드를 넘어 역대 최초로 40홀드 고지를 밟고 영예를 안았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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