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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점점 높아지는 대출 연체율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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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점점 높아지는 대출 연체율 ‘경고음’

입력
2019.10.03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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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 카드대출 연체율 추이. 그래픽=박구원 기자
신용카드사 카드대출 연체율 추이. 그래픽=박구원 기자

신용카드사들의 카드대출 연체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카드사가 가맹점 카드수수료율 하락으로 줄어든 수익을 장기 대출인 카드론으로 만회하려 나서면서 나타난 현상이지만,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나타내는 징후라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과 2금융권 전반의 엄격해진 대출 관리가 카드대출 상환을 더 어렵게 해 연체율 증가로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연체율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0.14%포인트 늘어난 1.61%를 기록했다. 특히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포괄하는 카드대출 부문의 연체율은 2.56%로, 지난해 상반기(2.33%)보다 0.23%포인트 오르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대출 가운데 단기대출인 현금서비스는 줄어든 반면, 3개월에서 36개월 사이 상환하는 장기대출 성격의 카드론의 규모가 점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론 이용액은 2017년 상반기 19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2조7,000억원, 올해 다시 23조원까지 늘어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실 카드사의 ‘본업’이라 할 수 있는 가맹점과 할부 수수료 측면에서 수수료 하락으로 수익 감소를 겪고 있다”며 “자체 구조조정도 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카드론 등 대출영업 확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론은 은행 대출이 어려운 고객들이 찾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차선책으로 꼽히지만 이자율이 연 14~16% 수준으로 평균 3~4%대인 은행과 격차가 크다. 이자 부담이 높은 카드론 이용액 규모가 늘면 연체율도 자연스레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대출을 이용하는 이들은 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저신용자들인데, 이들은 체감경기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채무 관리에도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2금융권 전반적으로 엄격해진 대출 규제가 카드사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카드론 대출자가 연체 상태에 빠지면 카드사 전체에 연체 정보가 공유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한도 축소의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카드론을 연체한 대출자는 그보다 더 저신용 대출이 가능하고 이자율이 높은 캐피탈과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에서 돈을 빌려 카드론 대출을 갚게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2금융권 전반의 엄격한 대출 관리로 인해 이런 방식의 상환마저도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의 하락과 각종 규제 때문에 2금융권 금융사들이 쉽게 대출을 해주지 않고 있다”며 “제도권 금융에서 탈락하는 이들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빠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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