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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깨고 달린 엄마 육상 선수들의 ‘금빛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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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깨고 달린 엄마 육상 선수들의 ‘금빛 질주’

입력
2019.09.30 16:2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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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 육상 선수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가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아들 지온과 기뻐하고 있다. 도하=AP 연합뉴스
자메이카 육상 선수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가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아들 지온과 기뻐하고 있다. 도하=AP 연합뉴스

카타르 도하에서 펼쳐지고 있는 2019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셋째 날 트랙은 ‘어머니의 날’이었다. 30일(한국시간) 하루에만 어머니 3명이 금빛 질주를 펼쳤다.

2017년 출산 후 복귀한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33ㆍ자메이카)는 이날 대회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71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100m 4번째 금메달이자, 2015년 베이징 대회 이후 4년 만에 100m 정상을 탈환한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한 승리”라며 두 살배기 아들을 안고 트랙 위에서 우승을 만끽했다.

또 한 명의 ‘엄마 선수’ 앨리슨 펠릭스(34ㆍ미국)는 혼성 1,600m 계주에서 윌버트 런던(남자), 코트니 오콜로(여자), 마이클 체리(남자)와 짝을 이뤄 3분09초34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통산 12번째 금메달을 따낸 펠릭스는 이로써 ‘번개’ 우사인 볼트(은퇴ㆍ자메이카)가 보유한 11개의 금메달 기록을 넘어섰다. 중국의 류훙(32) 역시 여자 20km 경보에서 1시간32분53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여성도 할 수 있다. 어머니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신체 능력으로만 기록을 다투는 육상은 출산을 한 여자 선수들에게 극복하기 힘든 장벽으로 여겨졌다. 실제 출산 이후 신체적인 어려움과 기량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편견 탓에 많은 여자 선수들이 은퇴를 하기도 했다. 프레이저-프라이스와 펠릭도 “솔직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17년에 내가 임신했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침대 위에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다”며 “당시 내 선수 경력이 끝났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돌이켜봤다. 하지만 2018년 트랙 복귀를 결정하면서 “남편과 아들은 나를 믿었고, 나도 스스로를 믿었다”고 했다. 펠릭스는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면서 “모든 여자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고 편견과 환경을 극복한 동료를 극찬했다.

앞서 펠릭스는 여자 육상 선수들의 멘토로 움직였다. 그는 임신과 출산을 한 뒤 ‘임신 기간 후원금을 70% 삭감한다’는 나이키의 정책에 정면으로 맞섰다. 선수들은 물론 팬들도 펠릭스를 지지했다. 결국 나이키는 “펠릭스와 모든 여성 선수들, 팬들에게 사과한다. 앞으로 나이키는 후원 선수가 임신해도 후원금을 모두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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