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30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한 결과 10월 전망치는 97.2로 지난달(87.8)보다 크게 뛰었다. 지난해 10월 전망(97.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기업들은 기저효과와 8월 여름휴가와 9월 추석연휴로 감소한 조업일수의 회복 등을 반등 원인으로 꼽았다.
소폭 오르긴 했지만 BSI는 여전히 기준선인 100에 못 미친다. BSI는 실적, 경기 동향 등에 대한 기업들이 판단과 예측을 지수화한 지표로, 주로 단기적인 경기예측지표로 쓰인다. 전망치가 100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 뜻이다.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실제 10월 BSI를 항목별로 보면 내수(99.4), 수출(95.6), 투자(96.7), 자금(95.0), 고용(97.0), 채산성(99.7) 등 주요 부문은 모두 기준선 이하에 머물렀다. 여전히 부정적인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BSI가 지난해 10월(100.3) 이후 17개월 연속 100선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다 내수는 올해 4월, 수출은 작년 6월 각각 100.2, 100.8을 기록한 뒤 벌써 6개월, 16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있어 기업의 부정적 심리가 만성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경연은 특히 지난해 8월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데다, 소비자들의 물가상승기대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9월 1.8%)도 2002년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는 등 저물가 우려가 경기회복의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경 한경연 기업연구실장은 “대외리스크가 지속되고 기업실적이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물가 기조는 소비를 지연시키고 기업의 투자를 악화시킨다”며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대응과 투자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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