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오는 10월 31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단행할 것이며,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자신이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하원이 앞서 통과시킨 노 딜 방지법에 대해 ‘항복법안’이라고 지칭한 자신의 발언 역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날 존슨 총리는 맨체스터에서 열리는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 참석에 앞서 공영 BBC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존슨 총리는 여전히 유럽연합(EU)과 좋은 브렉시트 합의를 체결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EU 파트너들의 상식적인 판단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또 EU(탈퇴)법, 일명 노 딜 방지법이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범야권은 EU 정상회의 다음 날인 10월 19일까지 정부가 EU와 새 합의를 달성하지 못하면 내년 1월 말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EU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존슨 총리는 전임자인 테리사 메이 총리의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을 다시 하원 표결에 부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은 이 나라가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완수해야 한다. 나는 이를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브렉시트 연기 요청을 피하기 위해 사퇴할 수도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는 “아니다. 나는 이 어려운 시기에 당과 나라를 이끄는 임무를 맡았다. 이를 계속하는 것이 나의 책무이다”라고 밝히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막말’ 지적에도 적극적인 해명을 내놨다. 그는 “‘항복법안’을 지칭하기 위해 ‘항복’이란 단어를 쓴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계속해서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존슨 총리가 EU법을 “항복법안”으로 명명하고, 의원들을 향해 “배신자” “배반” 등의 발언을 쏟아내자 일부 의원들은 이 같은 단어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존슨 총리는 도리어 이 같은 요구를 “협잡”이라고 깎아내리며 재반박에 나섰었다. 이날 BBC 인터뷰에서도 그는 ‘전쟁과 관련한 은유’가 오래전부터 의회에서 사용돼 왔으며, 정치인에게 이를 금지하면 토론의 빈곤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존슨 총리는 “모두가 침착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자신도 이에 포함되는지를 묻자 “나는 언제나 ‘자제의 본보기’였다”고 자찬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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