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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축산업 대재앙 올 것” 양돈 밀집 충남 돼지열병 의심신고에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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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축산업 대재앙 올 것” 양돈 밀집 충남 돼지열병 의심신고에 초긴장

입력
2019.09.29 18:05
수정
2019.09.2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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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충남 홍성군 광천읍 한 도축장 앞에서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충남 홍성의 한 도축장에선 전날 출하된 비육 돼지 88마리 가운데 19마리가 폐사한 것을 이날 오후 8시쯤 도축장 검사관이 발견해 농림축산식품부에 신고했다. 연합뉴스.
29일 오후 충남 홍성군 광천읍 한 도축장 앞에서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충남 홍성의 한 도축장에선 전날 출하된 비육 돼지 88마리 가운데 19마리가 폐사한 것을 이날 오후 8시쯤 도축장 검사관이 발견해 농림축산식품부에 신고했다. 연합뉴스.

“충남에서 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오면 돼지고기 수급에 엄청난 지장을 주게 될 것이다. 양돈을 아예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전국 최대 양돈 밀집지역인 충남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방역당국과 양돈농가가 초긴장 상태다.

서울 이남 충청권에서 의심사례가 처음 나온 데다 단일 지역으론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홍성에서 나온 것으로, ASF가 확진될 경우 국내 양돈산업에 재앙이 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충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홍성군 광천읍 H도축장에서 검사관은 전날 출하된 비육 돼지 88마리 가운데 19마리가 폐사한 것을 발견해 농림축산식품부에 신고했다.

폐사한 돼지는 홍성군 장곡면 가송리에서 2,800마리를 키우는 한 양돈 농가에서 출하됐다.

해당 농장 반경 500m 이내에는 3만4,000만리(12개 농가), 3㎞ 내에는 8만6,000마리(62개 농가)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가축 방역관 4명을 도축장에 긴급 파견해 임상검사와 부검 등을 벌였다.

도축장 검사관 부검결과 4마리에선 질식, 비장증대, 청색증 등 소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현장에 파견한 방역관이 5마리에 대해 부검한 결과 비장은 정상이었으며, 장간막에 미세출혈 및 질식 소견이 나왔다.

도는 폐사한 돼지로부터 채취한 시료를 경찰 헬기로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보내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ASF 확진여부는 이날 오후 9시~10시는 돼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양성 판정이 나면 발생 농장과 반경 500m 이내 농장의 돼지를 살처분하고 도축장을 폐쇄한다. 음성 판정이 나오면 동물위생시험소에서 폐사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병성 감정을 벌인다.

충남은 국내에서 사육 중인 돼지 1,100여만마리의 5분의 1 정도인 240여만마리(1,227개 농가)를 사육하고 있는 국내 최대 양돈 밀집 지역이다. 특히 의심사례가 발생한 홍성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58만5,000여만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는 지역이다.

이에 따라 충남의 의심사례가 확진 판정 날 경우 인천∼경기∼강원을 잇는 중점 방역 라인이 뚫리며 ASF가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국내 최대 양돈밀집지역에서 ASF로 돼지가 대규모 살처분되고, 유통도 뚝 끊기면서 국내 양돈산업 기반도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는 의심 신고 접수 직후 H도축장을 폐쇄하고, 의심 농장의 출입 통제, 농장주 이동 금지 명령 등의 조치를 취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이날 오후 2시 긴급방역대책회의를 열고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검사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석호 홍성군 가축방역팀장은 “폐사한 돼지 시료에 대해 정밀검사를 의뢰하고, 도축장 도축 전면 중단, 인근도로 통제 등 전시에 준하는 태세로 방역활동을 벌이면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 의심사례 신고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남지역 양돈 농가들은 경기도에 국한돼 있던 ASF가 전국 최대 축산단지까지 번지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양돈 농장주는 “백신도 없다고 해 소독을 평소보다 더 철저히 하고, 다른 농장과의 왕래도 자제하는 등 돼지열병을 예방하려고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다 농장문을 아예 닫아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한숨을 쉬었다.최상락 충남양돈협회장은 “양돈농가들이 우리지역까지 뚫린 것은 아닌 지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데 정확한 것은 정밀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는 만큼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다만 “날씨가 더운 데다 돼지열병 탓에 한꺼번에 많은 돼지를 출하하면서 스트레스 등으로 질식 등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추욱 도 농림축산국장은 “충남에서 ASF가 확진 판정이 나오면 그 동안 경기도에서 살처분한 돼지보다 더 많은 돼지를 한번에 살처분해야 할 수 있다”며 “거점소독시설과 통제초소를 운영하고, 농가를 일일이 확인하는 등 물 샐 틈 없는 방역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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