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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 시승기] 완성된 레인지로버,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in 인제스피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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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 시승기] 완성된 레인지로버,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in 인제스피디움

입력
2019.09.2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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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돌아온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인제스피디움을 찾았다.
새롭게 돌아온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인제스피디움을 찾았다.

화려한 디자인, 매력적인 브랜드를 앞세워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막상 평단에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이 바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다.

실제 기억 속의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이하 이보크)는 랜드로버의 프리미엄 지향의 디비전인 ‘레인지로버’의 엔트리 모델이지만, 레인지로버라는 수식어가 많이 부족했던 존재다. 하지만 최근 데뷔한 2세대, ‘올 뉴 이보크’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래서 새로운 이보크를 조금 더 특별한 장소로 초청했다.

인제스피디움을 앞둔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올 뉴 이보크를 위해 마련한 장소는 바로 강원도 인제에 자리한 테크니컬 서킷, 인제스피디움이다.

총 길이 3.908km, 19개의 코너게 연이여 펼쳐진 트랙은 해외의 여느 수준급 드라이버들도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는 입체적인 레이아웃과 인상적인 고저 차를 통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서킷 스스로가 ‘자동차의 완성도’를 높게 요구하는 장소다.

올 뉴 이보크는 그렇게 조금은 숙연하게, 인제스피디움의 피트에서 주행을 준비했다.

인제디움 디젤 엔진을 품다

인제스피디움을 달릴 올 뉴 이보크의 보닛 아래에는 재규어랜드로버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인제니움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 출력 180마력과 43.9kg.m의 토크를 내는 2.0L 디젤 엔진은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합을 이루고, 새롭게 개발된 9단 자동 변속기, AWD를 통해 노면으로 출력을 전한다. 2톤에 육박하는 공차 중량 덕에 가속력(0>100km: 9.3초)나 최고 속도가 높은 건 아니지만, 충분히 제 몫을 다하는 구성이다.

에코모드로 시작된 웜업

인제스피디움의 첫 번째 주행은 코스 레이아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또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성격이 상당히 크게 차이 나는 올 뉴 이보크의 감성을 확인하기 위해 에코 모드로 달리는 것으로 했다.

에코 모드의 특성 상 그리 우수한 모습은 아니었다. 솔직히 인제니움 디젤 엔진이 토크 자체가 뛰어난 편이지만 차량의 공차 중량이나 SUV의 특성, 그리고 드라이브 모드 등으로 인해 100% 매력을 느끼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에코 모드라는 점을 전제로 한 부분이다.

차량의 움직임은 기민하고 탄탄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나긋나긋한 모습이었다.

실제 내리막 급격한 코너에서 스티어링 휠을 조향할 경우 조향 방향의 반대편이 큰 폭으로 수축하고, 또 다시 제 모습을 찾는 데에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이러한 특성 탓에 연이은 코너에서는 차량의 거동이 커지고, 무게감도 꾸준히 이어지며 서킷에는 확실히 어울리지 않은 셋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웜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드라이빙 모드를 오토 모드로 변경했다.

스스로의 가치를 끌어 올린 올 뉴 이보크

드라이빙 모드를 오토로 변경한 후 다시한 번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았다. 에코 모드에 비하면 한결 수월하고 시원한 느낌이지만 여전히 가속 성능 자체가 뛰어난 편은 아니다. 혹 성능을 바란다면 가솔린 사양인 P250이나 아마도 향후 데뷔할 ‘D240’ 쪽을 기다리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9단 변속기는 기본적으로 변속 속도나 질감은 좋아서 제 몫을 다하는 편이지만 서킷이라는 살짝 거리가 있다. 특히 과감한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 시에는 변속 상황에서 살짝 고민하는 모습이라, 차라리 수동 모드로 변속을 이어가는 게 합당한 모습이다.

오토 모드로 바뀌며 가장 돋보이는 변화는 바로 차량의 거동에 있다.

실제 인제스피디움 1번 코너에서 우측 내리막 이후로 길게 이어지는 오르막 구간에서 에코 모드에 비해 한층 탄탄하게 버티는 모습이 돋보였다. 덕분에 운전자 입장에서는 불안감 없이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을 수 있는 모습이다.

특히 급작스러운 가속 상황은 물론이고 앞선 에코 모드에서 가장 난감 했던 연속된 코너 상황에서도 한층 탄탄한 모습으로 운전자의 주행 의지를 최대한 반영하려는 노력이 느껴져 그 만족감이 제법 우수했다.

다만 댐핑 스트로크 자체가 긴 SUV의 특성, 그리고 무게 중심이 다소 높은 SUV의 특성 상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면 곧바로 트랙션 컨트롤 등을 비롯한 전자적인 제어가 상당히 적극적으로 개입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전자 제어의 개입 정도도 상당히 강한 편이라 운전자가 무리하지 않고 차량의 제어를 수용하면 개입과 동시에 차체를 단번에 안정화킬 정도였다.

게다가 트랙션 컨트롤 등과 같은 전자 제어가 개입된 이후에는 차량이 완전히 안정화 된 후에 출력 등의 제어를 해제하는 방식이라 프리미엄 SUV의 안정감에 집중한 셋업이 반영되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조금은 아쉬웠던 스티어링 휠

올 뉴 이보크에 있어 서킷 주행 시에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앞서 서술한 차량의 특성이나 움직임의 차이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체격에 비해 과도한 크기로 제작된 것처럼 느껴지는 스티어링 휠에 있었다.

오프로드 지향의 디스커버리, 디펜더 계열이라면 모르겠지만 올 뉴 이보크의 성향 자체가 온로드 중심이라고 한다면 굳이 이렇게 큼직한 스티어링 휠을 적용해야 할지는 다소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좋은점: 이전보다 한층 개선된 올 뉴 이보크의 주행 성능

아쉬운점: 크게 느껴지지 않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그리고 지나친 안전지향주의

분명한 발전을 이뤄낸 올 뉴 이보크

이번의 인제스피디움에서의 시승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올 뉴 이보크는 분명 초대 이보크에 비해 디자인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내실, 주행 성능을 모두 개선한 ‘제대로 된’ 레인지로버 엔트리 모델이었다.

게다가 에코 모드와 비교해 스포츠 드라이빙을 대응하는 오토 모드에서도 상당한 움직임의 차이를 만드는 ‘포용력’까지 확보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평단을 실망시켰던 초대 이보크를 완전히 극복하고, 발전시킨 명확한 단서가 될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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