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필리핀 인근에서 발생한 제18호 태풍 ‘미탁’이 내달 2일 남부 지방을 관통할 전망이다. 이번 태풍은 규모가 중형급으로 크고 강도도 세서 수도권 등 중부 지방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오후 3시 현재 미탁은 필리핀 마닐라 동북쪽 약 1,100㎞ 바다에서 북서쪽으로 이동하며 계속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미탁의 현재 중심기압은 998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18m(시속 65㎞)다. 초속 15m 이상의 강풍 반경은 210㎞다. 미탁은 시속 26㎞ 속도로 서북서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30일쯤에는 최대 풍속이 초속 39m(시속 140㎞) 이상으로 빨라지면서 강도가 ‘강’으로 세지고, 강풍 반경도 330㎞ 이상으로 커지며 중형급 규모로 확장할 전망이다. 이 상태로 내달 1일 제주도를 관통하거나 인근 바다를 지난 뒤 2일 오후에는 전남이나 경남 지역으로 상륙할 가능성이 크다.
당초 제17호 태풍 ‘타파’와 비슷한 경로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서쪽으로 좀 더 치우쳐 한반도를 관통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기상청은 “미탁은 대만 인근, 일본 오키나와, 일본 열도 등에 걸쳐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북상할 전망”이라며 “북태평양 고기압의 서쪽 확장과 발달로 좀 더 서쪽으로 치우쳐 이동하는 한편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을 보여 다음주 수요일인 내달 2일 새벽이나 아침에 제주도 부근으로 올라와 남해안에 상륙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태풍은 한반도 상륙 가능성이 큰 데다 크기와 세력이 강해 영향 범위가 타파보다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타파 이상의 강한 중형 태풍으로 영향 범위가 넓어 제주도와 남부 지방, 동해안을 중심으로 피해가 예상되고, 강풍과 폭우 동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북태평양고기압의 발달과 확장에 따라 더욱 북상할 가능성도 있어 중부 지방으로 영향 지역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오는 30일 대만 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생기는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고, 북태평양고기압 및 북서쪽에서 남하하는 대륙고기압의 세기와 위치, 우리나라 주변기압계의 변화에 따른 변동성이 커서 구체적인 영향 범위와 정도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한편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지난 제17호 태풍 타파까지 6개다. 1976년 이후 40여년 만에 가장 많은 태풍이 한반도를 지났는데, 이번 태풍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경우 역대 최다 기록인 1959년과 같게 된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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