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동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
홈에서 제주와 2-2 무승부
가을이 성큼 다가왔지만, ‘대프리카’는 여전히 뜨거웠다. 대구가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박기동의 극적인 동점골로 제주와 비겼다. 지난주 선두 전북을 잡았던 상승세를 이어간 대구는 홈에서 팀 창단 첫 K리그1 상위 스플릿 진출을 확정 지으며 팬들을 흥분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대구는 28일 대구DGB은행파크에서 열린 K리그1 32라운드에서 제주에 먼저 두 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었으나 후반 막판 터진 정승원(22)과 박기동(31)의 연속 골로 2-2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달 11일 울산전 이후 8경기 무패행진(3승5무)이다. 승점 1점을 추가한 대구는 11승14무7패 승점 47점을 기록, 남은 성남전 결과에 상관 없이 상위 스플릿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최하위 제주는 승점 23점(4승11무17패)으로 꼴찌 탈출에 실패했다.
경기 초반부터 양팀의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대구는 이날 세징야(30)와 에드가(32), 김대원(22)과 정승원 등 최정예 자원을 모두 투입했지만, 강등권 탈출을 위해 이를 갈고 나온 제주의 경기력이 경기 초반에는 더 좋았다. 제주는 전반 25분 오사구오나(29)의 득점이 비디오판독(VAR) 결과 이전 상황에서의 반칙으로 취소됐지만, 전반 45분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세컨볼을 잡고 드리블을 하던 윤일록(27)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세징야의 발에 밟혀 넘어지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직접 키커로 나선 윤일록이 침착하게 골대 중앙으로 공을 차 넣으며 제주가 1-0으로 앞서갔다.
대구는 후반 들어 신창무(27)와 박기동을 연속해서 투입하며 골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지만 제주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추가골을 넣은 쪽은 제주였다. 후반 30분 안현범(25)의 중거리 슈팅이 수비에 굴절돼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점수는 두 골 차까지 벌어졌다. 골키퍼 조현우(28)가 손쓸 방도가 없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10여 분을 남기고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대구의 반격이 시작됐다. 후반 34분 정승원이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멋진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성공시키며 1-2 한 골 차로 추격했다.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온 대구는 일방적인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결국 교체 투입된 박기동이 경기 종료 직전이었던 후반 추가 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꽂아 넣으며 극적인 무승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안드레 대구 감독은 “지난 전북전에서의 체력 소모도 컸고, 강등권에서 올라오려는 제주의 간절함 때문에 어려운 경기가 될 거라 예상했다”며 “하지만 실점 이후 포백으로 전환 다음부터 상대를 밀어붙이기 시작했고 선수들의 골에 대한 의지로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창단 처음으로 상위 스플릿에 진출해 기쁘다”면서 “매번 경기장을 찾아 열정적인 응원을 해준 팬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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