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마라톤
섭씨 40도 넘는 한낮 피해 자정 스타트
밤에도 30도 무더위… 중도 포기자 속출
케냐 체픈게티, 2시간32분43초 우승
무더운 날씨 때문에 어두컴컴한 달밤에 마라톤 경기가 열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2019 국제육상연맹(IAAF)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마라톤 경기가 열린 28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IAAF와 대회 조직위원회는 한낮에 섭씨 40도를 웃도는 현지 날씨를 고려해 이례적으로 마라톤 경기 시작 시간을 자정으로 조정했다. 정확히 현지시간 오후 11시 59분 스타트 총성과 함께 선수들이 심야의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해가 진 밤에도 도하의 기온은 섭씨 30도를 웃돌았다. 결국 42.195km 풀 코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레이스를 포기하는 선수가 속출했다. 공식 참가 엔트리에 든 70명 중 30명이 경기 시작 전 혹은 레이스 도중 경기를 포기할 정도였다.
기록도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케냐의 루스 체픈게티(25)가 2시간32분43초 만에 가장 먼저 골인하며 우승을 차지했는데, 역대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마라톤 역사상 가장 느린 기록이었다. 체픈게티에 앞서 2시간30분대 기록으로 세계선수권 여자 마라톤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2007년 오사카 대회 캐서린 은데레바(케냐ㆍ2시간30분37초), 1993년 슈투트가르트 대회 아사리 준코(일본ㆍ2시간30분03초) 두 명뿐이었다.
한편 더운 날씨를 극복하고 우승을 차지한 체픈게티는 2013년 모스크바 대회 이후 6년 만에 케냐에 세계선수권 여자 마라톤 금메달을 안겼다. 2017년 런던 대회 우승자인 로즈 첼리모(바레인)가 2시간33분46초로 2위를 기록했고, 헬라리아 요하네스(나미비아)가 2시간34분14초로 3위에 오르며 나미비아 역사상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마라톤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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