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 북한 상륙하며 강풍에 오염물질 전파 추정
“유행 여부 포함, 전체 윤곽은 일주일 정도면 결정될 듯”
일곱 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농장 상황을 접한 전문가가 태풍에 의한 전염 가능성을 거론했다. 태풍의 중심을 향해 반시계 방향으로 강풍이 불 때 북한 지역의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남쪽으로 퍼진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천 강화 석모도에서 일곱 번째 돼지열병 확진’ 기사를 링크하면서 “이번 농장 형태를 볼 때, 더욱 더 태풍에 의한 오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오전 “인천 강화군 삼산면 소재 돼지농장에 대한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곱 번째로 확진 판정을 받은 이 농장은 강화군 석모도에 있으며 현재 폐업한 농장으로, 돼지를 2마리밖에 사육하지 않고 있었다. 사료를 공급하거나 분뇨 처리를 위해 차량이 수시로 드나들지 않아 거의 고립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염 경로가 뚜렷하지 않은 것이다.
우 교수는 “(이전에는) 태풍의 회전 방향을 잘 몰라 태풍 진행 방향만 거론했는데 북반구에서는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비바람이라니, 오염지역을 지나는 태풍 서쪽이 더욱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서해안을 거쳐 황해도로 상륙한 태풍 ‘링링’의 강풍을 타고 북한 돼지열병 오염 물질이 우리나라 접경 지역으로 유입됐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그는 “현재까지의 (돼지열병) 발생은 패턴을 볼 때 오염된 북한 지역을 통과하던 링링에 의해 오염 분비물이나 사체 부스러기가 변경 지역에 광범위하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 교수는 “앞으로 잠복기를 지난 후의 남쪽 발생은 방역 부실로 인한 차량 원인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접경 지역에서 활동하는 야생 멧돼지가 돼지열병에 감염된 후 농장에서 사육하는 돼지와 직접 접촉했거나 이 멧돼지 피를 빨아먹은 모기가 전파했을 것이라는 추측에 대해 우 교수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유행 여부를 포함해 전체 윤곽은 앞으로 일주일 정도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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