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서 나를 이길 수 없어서 마녀사냥 집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나는 누구도 협박하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부통령의 비위 의혹을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CNN에 따르면 그는 이날 뉴욕의 인터컨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은 민주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에 착수한다고 선언한 뒤 열린 첫 번째 공식 기자회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논란을 일으킨 내부고발자과 관련해 “하원 의원들에게 내부고발자의 정보에 대한 투명성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고발자가 갖고 있는 정보는 1급(first-class), 혹은 2급(second-tier) 상당의 정보가 아니라며 “당신들은 스스로 이를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탄핵 절차에 돌입한 민주당을 비난했다. 그는 “유엔총회가 열리는 주간에 이러한 날조행위를 벌였다. 완벽했다”며 “이렇게 하면 (민주당은) 우리가 관여된 엄청난 업적에서 시야를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투표에서 우리를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마녀사냥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겨냥하며 “이들은 모두 마녀사냥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들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승리한다는 훌륭한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앞서 백악관이 공개한 7월 25일 이뤄진 두 정상 간 통화 내용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상당 부분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A4 종이 5쪽 분량의 당시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아들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있다. 바이든이 기소를 중단시켰다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많은 사람이 그에 대해 파악하고 싶어하는 만큼, 당신이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과 함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바이든은 자신이 기소를 중단시켰다며 떠들고 다녔다. 따라서 당신이 조사할 수 있다면···.”이라며 “나에겐 끔찍한 이야기로 들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해주는 대가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는 의혹은 녹취록에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백악관이 스스로 녹취록을 공개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날 회견에서 녹취록을 왜 공개했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가짜뉴스에 직면하고 있고 내 생각에 (공개를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그들(민주당)은 첫 번째 통화록도 요청하고 있다. 그리고 이게 당신(언론)에게도 중요하다면 나는 이를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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