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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 아닌 악뮤로 ‘항해’… “성장 노래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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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 아닌 악뮤로 ‘항해’… “성장 노래할래요”

입력
2019.09.25 17:54
수정
2019.09.25 18:3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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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이찬혁 제대 후 첫 앨범 ‘항해’ 25일 발표

악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악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악동뮤지션(악뮤)에서 아이 동(童)을 뺐어요.”

악뮤는 성장하고 있는 그룹이다. 2013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2’에서 어린아이 같은 풋풋한 음악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다음해 발표한 정규 1집 ‘플레이’에선 설렘을 노래했고, 2집 ‘사춘기 하’에선 제목 그대로 10대 시절 겪는 감정을 그려냈다. 그리고 2년 2개월이 흘렀다. 그 사이 오빠 이찬혁은 군복무를 마쳤고, 동생 이수현은 20대가 됐다. 청년이 된 이들은 그룹 이름 악동뮤지션에서 아이를 빼고, 악뮤로 돌아왔다. 음악의 깊이도 그만큼 성숙해졌다.

악뮤가 정규 3집 ‘항해’를 25일 발표했다. 바다와 이별에 대한 이야기다. 2017년 9월 한 페스티벌에서 깜짝 공개한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를 제외한 수록곡 대부분은 이찬혁이 해병대에서 선상 근무하며 작사 및 작곡했다.

새 앨범은 이찬혁에 대한 이야기다. 그가 사회와 대중으로부터 격리됐던 시간 동안 느꼈던 감정이 녹아있다. 그만큼 진중하기도 하다. 악뮤의 전작을 기억하는 팬이라면, ‘항해’가 생소하게 들릴 법도 하다. 이찬혁은 25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전에는 수현의 발랄한 모습이 악뮤와 잘 어울리고 시너지를 냈고, 이를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며 “이번만큼은 스스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성장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수현은 “오빠가 공백 동안 음악 갈증을 해소할 방법이 전혀 없었기에, 많이 배려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음반 작업을 하며 이 또한 자연스레 악뮤의 것이 됐다”고 밝혔다.

이찬혁은 그간 성숙을 갈망했다. 유행과 시대가 바뀌어도 공고한 멋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찬혁은 자유와 환경에서 그 답을 찾은 듯했다. K팝에선 잘 다루지 않던 소재다. 바다와 가까운 곳에서 2년 가까이 생활했던 경험이 컸다. 이찬혁은 “꿈을 꾸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스스로도 이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변하지 않는 가치를 따라잡지 못하는 게 문제라 생각하고, 평생을 발전해 나가면서 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말로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아 앨범에 이러한 이야기를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군생활 경험도 자산이었다. 폐쇄적인 공간 속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나갔다. 26일 출간되는 그의 소설 ‘물 만난 물고기’도 복무기간에 집필했다. 상명하복의 사회를 겪으면서 한결 성장했다. 이찬혁은 “한 달 정도 선상 복무를 했는데, 악기는커녕 녹음기 하나 없어 볼펜으로 가사를 적고 멜로디를 붙여 달달 외웠다”며 “경험이 앨범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수현은 “오빠가 내무반에 있는 공용 휴대폰으로 전화를 건 후 음악을 들려주면, 이를 녹음해 일일이 받아 적는 방식으로 작업했다”며 “솔로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오빠의 부재가 너무 크게 느껴져, 손편지와 이메일로 미안한 마음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며 남매 각자의 음악 색채도 뚜렷해지고 있다. 그만큼 서로 하고 싶은 음악도 달라지고 있다. 이수현은 오빠의 공백 기간 솔로 앨범 작업을 3번이나 중도 포기했다. 그만큼 개인 이름으로 대중 앞에 서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이수현은 “성장해가면서 서로의 음악적 취향이나 방향성이 달라지고 있어, 앞으로 낼 앨범은 이들의 중간 지점에서 만들어갈 생각”이라며 “각자의 정체성을 담은 솔로 앨범을 빨리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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