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무부 산하 동식물검역청(APHIS)이 한국을 북한과 함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영향을 받은 국가’ 명단에 포함시킨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이 명단에 오르면 사실상 대미 수출이 금지되는 효과가 발생하는데, 정부는 “우리 돼지고기나 가공식품이 미국으로 수출되지 않고 있어 영향은 거의 없다”고 해명했다.
미 동식물검역청은 23일(현지시간) 연방 관보에 북한을 돼지열병의 영향을 받은 나라로 공식 포함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가 실제로 돼지열병 영향 국가 명단에 북한을 포함한 것은 관보 게재 3개월여 전인 지난 6월 5일이었다. 북한은 앞서 5월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돼지열병 발병을 보고했다.
아직 관보에 게재되지는 않았지만 미 동식물검역청 웹사이트상에는 한국도 아프리카 대륙, 유럽연합 등과 함께 돼지열병의 영향을 받은 나라 24개국 명단에 포함돼 있다.
미 연방규정에 따르면 돼지열병 발병 지역의 돼지고기와 돼지고기 제품은 일부 예외적으로 처리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입이 금지되며, 돼지 내장은 수입이 전면 금지된다.
다만 우리 정부는 이번 미국의 조치로 인한 타격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앞서 구제역 발병 국가라는 점에서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나라에 돼지고기 등을 수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은 ‘동물전염병 청정국’ 지위를 받아야 다시 가능해진다.
더욱이 미국의 경우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은 육류에 한해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우리나라 돼지고기, 소고기 등은 수출이 원천 차단된 상태다. 현재 우리나라 돼지고기는 홍콩이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극히 일부 국가에만 수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검역정책과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돼지고기가 값이 우리보다 훨씬 싸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우리 돼지고기 수출은 어려웠다”며 “돼지열병으로 인한 수출 타격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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