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26)가 미래 삼성 타선을 이끌 ‘늦깎이 거포 유망주’로 주목 받고 있다.
이성규는 24일 현재 올 시즌 11경기(28타석) 출전해 타율 0.320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9월 1일 1군에 올라와 첫 6경기에서는 0.214로 숨을 고르더니, 이후 맹타를 휘두르며 타율을 끌어올렸다. 아직 경기 수가 적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침체된 삼성 타선의 미래로 거론된다. 김한수 삼성 감독 역시 “내야수 중 이성규 만한 타격 재능을 가진 선수는 찾기 힘들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성규는 본보 인터뷰에서 “경찰청 제대 후 2군에서 2경기만 치르고 1군에 올라왔다”면서 “1군 경기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처음에는 많이 헤맸다”라고 말했다.
2개의 홈런 역시 임팩트가 강하다. 18일 포항 LG전에서는 리그 최고 마무리 고우석의 빠른 공을 잡아당겨 데뷔 첫 홈런을 만들어냈고, 21일 수원 KT전에서는 승승장구하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빠른 공을 당겨 역전 3점 홈런을 날렸다. 특히 득점권 타율 0.400으로, 그간 삼성 타선의 ‘득점 갈증’을 풀어주면서 팬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고 있다. 이성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데 팬들이 많이 응원해 주신다”라며 “최근에는 몸컨디션도 좋고 기분도 좋다”라며 웃었다.
2011년 광주동성고 재학시절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채 인하대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 2016년 삼성에 입단(31순위)했지만, 2017년 스프링캠프에서 손가락을 다치며 3개월이나 공백이 생겼고 결국 군 복무를 택했다. 김한수 감독은 “그때 1군 경험을 많이 쌓았다면 지금 적응하는데 훨씬 힘이 됐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경찰야구단에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71경기에서 31개의 홈런을 치며 홈런왕과 타점왕(79점) 타이틀을 동시에 석권하며 ‘거포’ 가능성을 증명했다. 타율도 0.366으로 최상위권에 올랐다. 올해는 경찰야구단이 인원 부족으로 리그 경기 중 절반만 소화하는 바람에 37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여전히 타격감(타율 0.321)은 좋았다. 이성규는 “(경찰에서) 기술적으로 달라지거나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다만, ‘결과는 내가 좌우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것에만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꾸준히 내 할 일만 했다”고 말했다.
수비 주포지션이 유격수로, 내야수 거포 유망주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1루수가 아닌, 내야수 거포는 ‘희귀 자원’이기 때문이다. 경찰청에서도 유격수로 꾸준히 출전했다. 다만, 수비에서는 아직 약점이 있다는 평가다. 11경기에서 실책을 2차례나 저질렀다. 김한수 감독 역시 “글러브질이나 송구 모두 거칠다. 시즌이 끝나면 집중 훈련이 필요하다”며 “어떻게든 내야수로 살아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화구에 당하는 삼진도 줄여야 한다. 28타석에서 벌써 10개의 삼진을 당했다. 이성규는 “빠른 공엔 자신 있는 편이다”라며 앞으로 “코치님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중심 이동 등 변화구 대처 능력을 보완 중이다”라고 말했다. 수비에 대해서도 “연습 밖에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충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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