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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야당 일제히 “존슨 물러나라”… 커지는 역대 최단명 내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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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야당 일제히 “존슨 물러나라”… 커지는 역대 최단명 내각 가능성

입력
2019.09.25 16:25
수정
2019.09.2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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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취임 두 달 만에 낙마 위기에 빠졌다. 영국 대법원이 24일(현지시간)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 결정이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강력해지고 있다. 2차대전 이후 최단명 내각이었던 알렉 더글러스홈 내각(363일)의 기록을 넘어 역대 최단명 단독 내각인 1827년 조지 캐닝 내각의 120일 재임 기록도 깰 기세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총리를 상대로 “자신의 자리를 고려해 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코빈 대표는 이날 브라이튼에서 열린 연례 전당대회 자리에서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자마자 단상에 올라 “총리가 의회를 폐쇄하는 잘못된 행동을 했고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경멸과 권력 남용이다”라고 말했다. 코빈 대표는 또 “존슨 총리는 역사상 가장 재임기간이 짧은 총리가 될 것”이라며 “선출되지 않은 총리는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존슨 총리가 보수당 내부 경선만으로 총리직에 오른 것을 비판한 내용으로 해석된다.

니컬러 스터전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도 영상 성명을 발표해 “존슨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기도 한 스터전 대표는 “총리가 점잖고 품위 있게 사의를 밝히려 하지 않는다면 의회가 힘을 합쳐 그를 몰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스윈슨 자유민주당(LibDem) 대표도 “존슨은 총리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면서 사임을 촉구했다.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 역시 존슨 총리가 사의를 표명해야 하며 이는 “명예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BBC 방송은 집권 보수당 내부에서도 존슨 총리 퇴진 목소리가 나온다는 보도를 내 놨다. 사실상 의회 전체가 끓어오르는 상황이다.

존슨 총리는 사퇴에 부정적 입장이다.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난 존슨 총리는 “판결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했지만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며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물론 의회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아니, 아니, 안 물러나요”라며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10월 31일 브렉시트를 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유엔 총회 일정을 단축해 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영국 야당들은 존슨 총리를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조기총선으로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야당의 목적이다. 이언 블랙포드 SNP 하원 원내대표는 “야당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우리는 불신임투표를 통해 존슨 총리를 퇴진시킨 후 조기총선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랙포드 원내대표는 “존슨 총리를 공직에 남겨둘 수 없다. 그를 쫓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간 가디언은 코빈 대표가 “브렉시트 위기는 (조기)총선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야당의 구상대로 정국이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영국 언론들은 존슨 총리가 스스로 불신임을 시도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불신임안이 가결되면 존슨 총리가 물러나고 14일 안에 의회가 새 정부를 구성해야 하지만, 코빈 대표에 대한 의회 내 반감을 고려하면 새 정부 구성 가능성이 낮아 조기총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총선에 돌입하게 되면 10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에 의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궁극적으로는 존슨 총리가 원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관철해 낼 수 있다는 노림 수다. BBC방송은 “노동당도 이를 알기에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하기 전에는 불신임안을 의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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