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독일형 맥주축제’… 내달 3일 개막
주한독일대사 등 외빈 초청… ‘세계인 한 자리’
옥토버나이트, 술잔을 Beer~ 등 ‘풍성한 축제’
매년 10월 경남 남해의 독일교포 정착촌 ‘독일마을’은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한국판 옥토버페스트’가 열리기 때문이다. 뮌헨 ‘옥토버페스트’를 모태로 독일문화를 체험하고 정통 독일맥주와 소시지를 맛볼 수 있는 이 이색 축제에는 매년 1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
제9회 남해 독일마을 맥주 축제가 다음 달 3~5일 경남 남해군 삼동면 독일마을 일원에서 펼쳐진다. 올해의 주제는 ‘독일마을로 떠나는 picnic(소풍)’.
축제의 주무대 ‘독일마을’은 1960, 70년대 외화벌이에 나섰던 파독(派獨) 광부와 간호사들이 피땀 흘려 우리나라 경제부흥의 종자돈을 보내왔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2001년 남해군이 조성한 정착촌으로, 이색적인 건물 외양 등 ‘한국 속의 독일’을 느낄 수 있다.
2010년 독일마을 주민들이 주축이 돼 시작한 맥주축제는 남해군과 주한 독일대사관 등이 적극 지원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 2014년 경남대표축제로 선정되는 등 국민축제로 도약하고 있다.
올해는 ‘대한민국 최초의 맥주축제’이자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정착지에서 개최되는 역사성을 갖춘 ‘국내 유일의 독일형 맥주축제’란 콘셉트를 살려 마을주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축제 한마당으로 꾸몄다.
주요 프로그램은 환영 퍼레이드, 독일 현지 공연단 공연, 술잔을 Beer~ 이벤트, 옥토버 나이트 파티 등 축제장의 낮과 밤을 방문객들의 격정과 환희의 순간으로 채울 수 있게 구성했다.
이국적인 마을과 쪽빛 남해바다의 풍광 속에서 펼쳐지는 축제는 내달 3일 오후 6시 환영 거리행진과 맥주 오크통 개봉을 시작으로, 모든 참석자들이 ‘프로스트(건배의 독일말)’를 외치며 축제장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맥주잔을 부딪치며 분위기를 돋울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대한민국과 남해군, 독일의 문화교류 강화를 위해 슈테판 아우어 주한독일대사 등 주요 외빈들을 초청해 축제 첫날의 환영퍼레이드와 환영식을 함께 할 예정이다. 이는 ‘남해 독일마을 맥주축제’의 브랜드 가치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까지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은근 강조하기 위함이다.
또 올해부터는 독일마을 전역이 축제장으로 활용된다. 종전의 광장 위주에서 마을 전역을 활용한 축제장 구성으로 어디를 가든 축제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또 골목마다 축제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주택경관을 조성하고, 주차장 구역엔 피크닉 존을 만들어 편히 쉬고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관광객 참여 프로그램도 확대 편성했다. 눈 여겨 볼만한 행사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가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 파독 광부ㆍ간호사로서의 삶과 애환, 연애사 등 관람객과 호흡하며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하루 2차례 축제기간 내내 운영된다. 토크 콘서트는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서부임 간호사와 울리쉬울머 부부가 사는 호수 위의 집에서, 오후 2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는 신병윤 광부와 서원숙 부부, 석숙자 간호사가 알프스하우스에서 연다.
또 주무대인 독일광장 입구의 경사로에는 맥주잔 많이 들고 달리기, 오크통 굴리기, 맥주 많이 마시기 등 이색 옥토버 챌린지가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이와 함께 주무대에서는 독일마을주민 합창을 비롯, 독일요들과 독일민요 공연 등 다양한 문화공연이 주ㆍ야간 내내 펼쳐져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린다. 여기에 독일 오픈하우스 탐방, 독일 소시지 제조 체험, 수제맥주 양조장 견학 등 체험 프로그램 강화로 방문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만족도 역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마을에서 숙박을 원할 경우 예약은 필수다. 영화 ‘국제시장’ 등으로 널리 알려져 독일마을 방문 시 꼭 들려야 할 곳으로 입소문을 탄 파독전시관은 축제기간 무료 운영된다. 축제와 함께 인근 원예예술촌, 이순신 순국공원, 노량대교 등의 남해의 관광지를 둘러보고, 해안탐방과 도보여행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바래길‘도 추천할 만한 코스다.
군은 매년 축제 때마다 최대 불편사항이었던 주차장 문제 해결을 위해 화암교 옆에 상설주차장을 조성,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셔틀버스 운행, 충분한 이동식 화장실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설치 등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을 최대한 배려하기로 했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파란 가을하늘 아래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독일을 만날 수 있는 곳에서 관광객들 모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만족도 높은 축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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