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판매채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영향력이 커진 독립법인보험대리점(GA)들이 금융당국에서 추진 중인 모집수수료 개편안에 반대하며 수정안을 제시했다. 당국안에 따를 경우 수수료 축소로 인해 GA 소속 보험설계사들이 전속 설계사에 비해 낮은 수수료를 받는 불이익이 발생한다며 “GA 운영을 위한 필수 경비를 별도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GA업계를 대변하는 한국보험대리점협회는 24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설명회를 열고 새 수수료 개편안에 GA의 입장을 반영한 수정안을 공개했다. 조경민 협회장은 “판매채널의 새 중심축으로 성장한 보험대리점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당국의 정책 전환을 건의한다”고 말했다.
협회는 GA 운영비용을 모집수수료와 별도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GA들은 현재 각 보험사에서 GA 설계사에 지급하는 모집수수료의 약 26%를 운영 경비로 사용하고 있다. GA협회는 모집수수료가 제한될 경우, 운영 경비와 신입 설계사 모집활동 지원비가 따로 책정되는 보험사 전속 설계사에 비해 GA 소속 설계사가 불리해진다는 입장이다. 이중근 협회 본부장은 “현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GA 설계사의 상품 가입 1년차 모집수수료는 전속 설계사의 3분의2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GA 설계사 가운데 고연령ㆍ저생산성 설계사의 대량 탈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이익수수료’ 제도를 명문화해 GA 설계사가 보험계약의 장기 유지를 위해 노력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제안도 내놨다. 이익수수료란 모집수수료와는 별도로 보험 상품의 손해율 및 수입보험료 성장률 등을 고려해 추가 지급하는 수수료를 말하는데, 협회는 보험사가 계약 유지를 통해 얻는 이익 중 일부를 GA에 이익수수료로 분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협회는 과도한 사업비 경쟁과 보험계약 유지율 저하 등 그간 GA가 유발한 부작용으로 거론된 문제들은 업계의 자정 노력으로 해소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GA업계의 요구가 수용될지는 미지수다. 보험사들은 GA 측 제안이 수수료 개편으로 예상되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수입 항목을 추가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목표는 모집수수료를 줄여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납부하는 보험료를 낮추려는 것인 만큼 추가 비용이 유발될 수 있는 GA 측 제안에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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