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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유엔 연설에 환경단체들 “대단히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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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유엔 연설에 환경단체들 “대단히 실망스럽다”

입력
2019.09.2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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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 회의장에서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 회의장에서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한 연설에 대해 국내 환경단체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을 고스란히 드러낸 데다 정부의 행보와 일치하지 않은 내용이 담겼다는 것이다.

24일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에서 “문 대통령의 연설 내용은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외면과 무관심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지언 환경연합 에너지기후국장은 “문 대통령은 2022년까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6기를 폐기할 계획이라고 말했지만, 현재 7기의 석탄발전소가 건설 중이며 폐기할 발전소 규모는 그 절반에 불과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 증가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수출에도 막대한 금융지원을 해 왔다”며 “개발도상국의 저탄소 전환을 위한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유치했지만 정작 석탄발전 투자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린피스도 석탄화력발전소 감축 계획을 언급하면서도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건립과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지원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한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공적 금융 자금으로 해외 석탄발전소를 건설하는 나라”라며 “지난해 9월 한국 정부는 이미 석탄발전소 8기가 있는 인도네시아 수랄라야 지역에 2,000㎿(메가와트)급 대규모 신규 건설 계약을 국내 대기업에 주선했는데, 이들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적용되는 현지 대기오염물질 관리 기준은 국내보다 최대 20배나 약해 매우 많은 초미세먼지를 배출한다”고 주장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도 논평을 내고 “문 대통령의 연설은 절박한 기후 행동 요구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며 “현실에 비춰볼 때 대단히 실망스러운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유엔기후행동에서 급격한 온실가스 감축 등을 호소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세계 푸른 하늘의 날’을 제정하자고 제안했다”면서 “지구 온도상승 1.5도 제한을 위한 각국의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상대적으로 미시적인)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대책을 내놓은 건 기말 시험에 중간 시험 답안을 써낸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하루빨리 기후 위기의 진실을 직시하고, 실효성 있는 기후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연합도 “기후 위기 문제는 단기적 미세먼지 대책이나 국제행사 개최를 통해 대응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국민들에게 기후 위기에 관해 설명하고 적극적 정책 의지를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는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각국 정상과 정부 대표, 산업계 및 시민사회 지도자, 국제기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정상회의는 2021년 파리 기후변화협정 시행을 앞두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각 국가와 민간 부문의 행동 강화 계획을 발표하고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회의장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은 파리협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동아시아 최초로 전국 단위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 중이고 석탄화력발전소 4기를 감축했고, 2022년까지 6기를 더 감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 푸른 하늘의 날’ 지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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