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 파주ㆍ연천에 이어 한남 이남인 김포까지 확산하자 양돈농장이 밀집한 충남도는 방역 컨트롤 타워를 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하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4일 도에 따르면 이날 정오를 기점으로 ASF 대응을 위해 운영해온 가축질병방역대책본부를 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했다.
전국에서 양돈농가가 가장 많은 충남까지 ASF가 번지면 양돈 기반이 그대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내에는 전체 1,227개 농가에서 240만 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다. 돼지 사육두수로는 전국 17개 시ㆍ도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다.
재난대책본부는 양승조 충남지사를 본부장으로 상황총괄반, 방역대책반 등 7개 대책반으로 구성했다.
도는 실ㆍ국장을 중심으로 시ㆍ군 전담제를 운영한다. 이들을 상황관리관으로 지정하고 방역반 합동 지도점검, 예찰활동 등을 책임지도록 했다.
도내 15개 모든 시ㆍ군에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해 돼지 밀집지역과 역학농가와 해당 지역을 중점적으로 차단 방역한다.
논산의 밀집 양돈단지 2곳에서 운영하던 이동통제초소도 보령과 홍성, 천안 등 4개 시ㆍ군 8곳으로 확대했다.
또 이날부터 일주일 간 충남지역 돼지와 돈분을 경기도와 인천, 강원 지역으로 반출 못하도록 하고, 이들 지역에서의 반입 금지도 다음달 15일까지 연장했다.
도는 점검반을 구성해 돼지와 돈분 반입ㆍ반출 금지, 경기ㆍ인천ㆍ강원지역으로 대상으로 내려진 돼지 일시 이동중지명령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
김포 ASF 발생 농장을 차량이 직접 방문한 도내 5곳의 역학농가에선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경기지역 ASF 발생 농장이 이용한 도축장을 도내 농가 차량이 방문한 간접 역학농가 197곳 가운데 발생농장을 방문한 지 21일이 지나지 않은 185곳에 대해선 이동제한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도는 또 임상 예찰, 소독 등을 집중 관리하고, ASF가 추가 발생한 파주 농장과 관련된 도내 역학농장을 신속히 파악해 정밀 검사를 벌일 계획이다.
도는 또 양돈농가가 없는 계룡을 제외한 도내 14개 시ㆍ군 20곳에서 거점 소독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공동방제단과 시ㆍ군 보유 소독 차량 123대를 동원해 모든 돼지 사육 농가를 일제 소독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돼지를 사육하는 홍성군은 올해 처음으로 열 예정이던 ‘제1회 홍성한우축제’를 취소했다. 홍성군은 전국 축산인과 관광객 등 5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백제시대 ‘우견현’, 통일신라시대 ‘목우현’ 등 소와 관련된 지명을 갖고 있는 홍성의 한우산업을 전국에 알리기 위한 축제를 기획했었다.
광천가축시장에서 운영 중인 거점소독시설은 살아있는 가축 전용으로 전환해 강력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석환 홍성군수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홍성이 뚫리면 양돈 업계에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24시간 운영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대책본부를 통해 차단 방역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이날 행정부지사를 주쟂로 시ㆍ군단체장 특별점검 영상회의를 열고 전시에 준하는 방역조치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양승조 지사도 “ASF는 바이러스가 직접 돼지와 접촉해야만 감염되므로 더 이상 확산하지 않도록 철저한 방어벽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며 “양돈농가 뿐만 아니라 전 도민들도 소독과 출입차 통제 등 방역조치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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