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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000명 사망 의심 다이어트약 메디아토르 재판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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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000명 사망 의심 다이어트약 메디아토르 재판 시작

입력
2019.09.24 18:27
수정
2019.09.2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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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최대 의료 스캔들로 불리는 다이어트약 메디아토르 관련 재판이 시작된 23일 이 약의 부작용을 처음 제기한 호흡기내과 전문의 이렌 프라숑이 파리 법원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프랑스 최대 의료 스캔들로 불리는 다이어트약 메디아토르 관련 재판이 시작된 23일 이 약의 부작용을 처음 제기한 호흡기내과 전문의 이렌 프라숑이 파리 법원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최대 2,000명을 죽음으로 내몬 프랑스 다이어트약 ‘메디아토르(Mediator)’에 대한 재판이 23일(현지시간) 시작됐다. 프랑스 최대 의료 스캔들로 불리는 이번 사건은 재판만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파리 형사법원은 메디아토르의 제약사 세르비에르가 심장과 폐 질환을 유발하는 약을 판매하고 부작용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혐의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다. 이들은 앞서 사기 및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약물 규제기관 역시 예방 조치를 미리 강구하지 않았다며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프랑스에서는 1976년부터 2009년까지 메디아토르 복용으로 최소 500명에서 최대 2,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디아토르는 당뇨병 환자의 체중 조절용 약품으로 1976년 처음 처방돼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후 약의 ‘식욕 억제’ 기능이 알려지면서 의사들이 일반 약물로 처방하기 시작해 다이어트약으로 널리 사용됐다. BBC는 판매가 중지된 2009년까지 약 500만명이 이 약을 복용한 것으로 봤다. 미국과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는 이미 2000년대 초 판매가 금지됐다. 원고 측은 의료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에서 약이 계속해서 판매된 배경으로 환자들을 의도적으로 호도한 제약사와 이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판매를 방치, 조장해온 관리 당국을 지목하고 있다.

세르베이르 측은 2009년까지 메디아토르의 부작용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 메디아토르와 연관된 죽음은 3건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다른 요인들로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약의 치명적인 부작용은 프랑스 브리타니병원의 호흡기내과 전문의 이렌 프라숑이 처음 제기했다. 프라숑은 프랑스 전역에 걸친 의료 기록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 메디아토르 사용과 심장 판막 문제 사이에 명확한 패턴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후 이어진 연구들이 비슷한 결론을 내리기 시작하면서 약물이 금지됐다. 이 같은 과정은 2016년 ‘150밀리그램(Milligrams)’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프랑스 최대 의료 스캔들로 여겨지는 이번 사건에 대해 피고인 21명, 원고 2,600여명에 증인만 100명이 넘는 등 매머드급 재판이 열릴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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