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기 김포에 이어 24일에도 파주 지역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잇따르면서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큰 피해를 입었던 북한과 맞닿은 지역뿐 아니라 한강 이남 지역에서도 발생한 데 이어 고강도 방역 조치를 취한 지역에서도 재차 확진 판정이 나온 것이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경기 파주 지역에서 재차 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왔다고 24일 밝혔다. 해당 농가는 23일 의심 신고가 들어온 파주시 적성면의 양돈 농가로 지난 16일 1호 확진 판정이 나왔던 파주시 적성면과 약 30㎞, 2호 확진 판정이 나온(18일) 연천군 농가에서는 약 7㎞ 떨어진 지역이다. 앞서 23일에는 김포시 농가에서 발병 사실이 확인돼 이미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북한과 인접한 지역뿐만 아니라 한강 이남 지역 역시 돼지열병의 ‘사정권’에 들었다.

이들 4개 지역의 돼지열병 확진은 전국에서도 최대 수준에 해당하는 경기 지역 전체 양돈 농가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2018년 통계에 따르면 경기 지역의 돼지 사육 규모는 190만 마리를 넘어 전국 최대 규모다. 현재까지 확정 판정이 나온 파주시(13만1,00여마리), 연천시(11만여마리), 김포시(3만8,000여마리)의 경우 도내에서는 비교적 양돈 규모가 적은 축에 속하지만 20만두 이상을 사육하는 포천시가 인접해 있어 가볍게 볼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

경기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양돈 농가는 이천시(32만5,000두), 안성시(30만5,000두)이다. 주요 전염경로로 추정되는 북한과 상대적으로 먼 경기 남부에 위치해 위험이 덜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23일 한강 이남인 김포시에서도 발병이 확인되면서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뿐만 아니라 인천 강화군에서도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서 돼지열병이 방역망을 뚫고 빠르게 남하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경기 안성시가 9월 말로 예정된 축제를 취소하는 등 양돈 농가가 있는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행사 취소와 함께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지만 추가 발병을 막을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까지 효과가 검증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돼지열병은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돼지 흑사병’으로도 불린다. 우리보다 앞서 중국 등을 통해 먼저 돼지열병이 확산된 북한 역시 커다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4일 “돼지열병으로 북한 평안도의 돼지가 전멸했다”고 국회에 보고하기도 했다.

게다가 적게는 4일에서 길게는 19일까지 이어지는 돼지열병의 잠복기를 고려할 때 당분간 추가 발병이 확인되지 않는다 해도 10월 중순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4일 국회 현안보고를 통해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돼지열병 방역을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식 PD yskit@hankookilbo.com

그래픽 백종호 기자 jongho@hankookilbo.com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