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을 외치며 잇따라 삭발 및 단식, 천막농성에 나서고 있다.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서울대 생활협동조합 소속 식당ㆍ카페 노동자들에 이어 청소경비, 기계전기 노동자들까지 가세했다.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와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기계전기 및 청소경비분회 회원 등 350여 명은 24일 오전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집회를 열어 “인간적 대우 보장과 법인 정규직과의 차별 철폐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집회에는 총학생회를 비롯해 서울대 학생들도 함께했다.
이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지난해 3월 본부는 760여명의 청소, 경비, 기계전기 노동자들을 직고용으로 전환했지만 임금과 노동조건은 용역 시절만도 못한 처우를 강요하고 있다”며 “얼마 전 열악한 휴게실 안에서 돌아가신 청소 노동자의 죽음은 이를 가장 비극적으로 보여준 사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발언에 나선 최분조 서울대 시설분회 분회장은 “서울대 청소노동자로 20년을 살았는데 서울대에서 이렇게 많은 노동자가 한목소리를 낸 적이 없었다”며 “많은 노동자들이 당하고 있는 차별을 없애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도정근 서울대 총학생회장도 “파업이 이어지면 불편할 수 있지만, 이는 그만큼 노동자들의 일이 중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총학은 노동자 권리가 지켜지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함께할 것”이라고 지지의 뜻을 밝혔다.
집회 마지막에는 임민형 서울대 기계전기분회 분회장이 “학교는 교섭에 성실히 임하라”며 삭발을 하고 무기한 단식 농성을 선언했다. 임 분회장과 함께 3개 노조가 행정관 앞에 천막을 치고 이날부터 농성에 들어갔다. 생협 직원들도 지난 19일 시작한 파업을 이어간다.
생협 직원들은 △기본급 3% 인상 △명절휴가비 지급 △호봉체계 개선 △휴게시설 및 근무환경 개선 등을 바라고 있다. 기계전기 직원들은 △시장 평균 수준 임금 인상 △복리후생 차별 철폐 △노조 전임자에 대한 무급 탄압 중단을, 청소경비 직원들은 △정년 연장 △기본급 인상 △상여금 최저임금 산입범위 산입 중단 △명절휴가비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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