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학생 교육의 질 높이고자 설립된 공립학교… 전교생 한국어 필수과목
유엔 총회 참석차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는 23일(현지시간) 맨해튼 웨스트 할렘에 위치한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 고등학교를 찾아 “꿈은 닿을 수 없다고 생각한 곳으로 우리를 데려다 준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이 학교는 2009년 할렘가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자 설립된 공립학교다. 특히 한국식 교육을 목표로 전교생에게 한국어를 필수로 교육하고 있다.
김 여사는 이날 데모크라시 프렙 고교를 방문해 한국어 수업을 참관했다. 대부분 아프리카 및 라틴계 미국인 학생들로 구성된 이 학교는 학생들이 한국어를 필수 과목으로 3년 동안 매주 250분씩 교육하고 있으며 태권도나 부채춤 등 한국 문화를 익히는 수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김 여사는 먼저 데모크라시 프렙 계열 학교의 최고경영자(CEO)인 트리버스 대표, 한복을 입고 나온 디모로 교장 등으로부터 학교 소개를 듣고 복도에 전시된 한국어 수업 활동 게시물을 둘러봤다. 이어 학교 관계자들에게 한국어 수업을 운영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도 한국 문화ㆍ역사ㆍ교육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 여사는 한복을 입은 학생의 안내를 받아 교실로 이동해 학생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학생들은 자기소개를 하면서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문화를 익히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며 “한국의 ‘퍼스트레이디’인 김 여사의 방문으로 한국이 더 친근해졌다”며 김 여사를 환영했다.
김 여사는 이에 “전교생이 한국어를 필수로 배우고 매년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오기도 한다는 것에 놀랐다”면서 “존중과 공경 같은 한국의 정신적 가치가 맨해튼 청소년들 삶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학생들의 발언 중)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에 있는 나라를 알게 되면서 더 넓은 세상을 향한 꿈을 품게 됐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며 “꿈은 닿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곳으로 우리를 데려다 준다”고 덕담을 건넸다.
특히 “인간이 모두 형제가 되는 꿈을 위해 생애를 바친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이 세상에서 이루어진 모든 것은 희망이 만든 것’이라는 신념을 전해줬다”고 언급하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여러분이 아름답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전쟁을 겪은 한국이 폐허 위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힘의 바탕은 교육이었다”며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학생들이 장차 훌륭한 인재가 되고 한미 관계에 가교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뉴욕=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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