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헬스케어 기업 임직원들 4박5일 일정으로 포상 관광
“사드 갈등 이전에도 없던 일”… 내년 유커 10만명 예상
콜라겐 제품으로 유명한 중국 헬스케어 기업 ‘옌루위생물과기유한공사(颜如玉生物科技有限公司)’ 임직원 3,000여명이 23일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속속 입국했다. 단 하루 만에 이처럼 대규모 방한이 실행된 것은 2016년 사드 갈등 전에도 없던 것으로, 중국관광이 해빙모드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관광공사와 인천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옌루위 임직원들은 이날 본사가 있는 광저우(广州)를 비롯해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쓰촨(四川) 등 중국 전역에서 항공기 수십여편을 이용해 방한했다. 이들은 27일까지 4박5일간 서울 인천 경기 강원 등지에서 포상(인센티브) 관광을 즐길 예정이다.
25일에는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광장에서 황치열, 백지영 등 K-팝(POP) 스타들의 공연과 제품 발표 쇼 등으로 구성된 기업행사도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다. 옌루위 임직원들이 한국에 머물며 관광과 쇼핑 등에 쓰는 돈은 17억4,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날 한국을 찾은 중펑(钟鹏) 옌루위 최고경영자(CEO)는 “한중 양국은 기업과 사회조직이 힘을 합쳐 협력 구도를 구축해온 경험과 동력을 갖고 있다”라며 “각별한 관심과 따뜻한 환영을 보내줘 고마우며 아름다운 한국여행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3,000명에 이르는 중국인이 하루 만에 단체로 방한한 것은 2017년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국내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비공식 한한령(限韓令ㆍ한류금지령) 영향으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기 이전에도 유례가 없던 일이다. 관광당국은 중국 인센티브 관광ㆍ기업회의 발길이 올해 들어 다시 이어지는 등 사드 갈등으로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본격적인 해빙 분위기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윤혜정 한국관광공사 차장은 “12만명이 넘는 중국 인센티브 관광객이 들어왔던 2016년에도 하루에 3,000명에 달하는 중국 관광객이 단체로 들어온 사례는 없었다”라며 “24일에도 옌루위 임원 일부가 항공편으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와 인천관광공사에 따르면 기업회의 개최를 포함한 중국 인센티브 관광객 수는 2016년 12만8,491명에서 사드 갈등이 본격화된 2017년 1만8,286명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2016년은 중국 광저우의 화장품ㆍ의료기기 기업 아오란그룹 임직원 4,500여명이 인천 월미도 문화의 거리 야외공연장 앞에서 치맥(치킨+맥주) 파티를 연 해다. 지난해 4만192명으로 전년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났으나 2016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는 8월 말까지 8개월간 5만9,883명을 기록하면서 2016년의 절반 수준을 회복했다.
김지안 인천관광공사 팀장은 “중국 한한령 이전 기업회의와 인센티브 관광 등 단체 수요가 많았던 중국 광둥지역의 기업이 방문한 것은 (사드 갈등 이전의) 네트워크가 회복된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관광당국은 중국 인센티브 관광객 수가 내년에는 사드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 10만명 선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익수 한국관광공사 팀장은 “신규 인센티브 단체 발굴과 유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내년엔 10만명까지 다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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