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와파코네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주먹을 쥐어 올리고 있다. 와파코네타=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상대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와 관련한 ‘조사 외압’을 행사했다면 탄핵이 유일한 해결책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구나 그동안 민주당 일각에서 불거졌던 트럼프 대통령 탄핵 목소리에 합류하지 않았던 인사마저 “대통령이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말하며 탄핵에 동조해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2020년 미국 대선의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애덤 시프(민주ㆍ캘리포니아)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22일(현지시간) CNN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잠재적 경쟁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불리한 정보를 캐내라고 요청했다면 우리는 비상한 해결책을 꺼내 들어야 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사실상 ‘탄핵’을 언급한 그는 “대통령이 우리를 이 길로 밀고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시프 위원장이 “탄핵이 유일한 해결책(only remedy)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내부 고발자의 고발 내용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 공개 거부를 그 이유로 들었다고 전했다.

시프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중단하는 방안을 무기로 우크라이나 측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그의 맞상대에 불리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불법 행동을 하도록 외국 정상을 협박하며 동시에 군사 원조를 중단하려고 했다면 그것(탄핵)이 이러한 행동이 보여주는 악에 상응하는 유일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프 위원장은 탄핵이 최후의 수단이라는 점에서 탄핵 절차에 대한 착수를 매우 꺼렸으나 대통령에게 이러한 밀실 대화를 할 특권은 부여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이 내부 고발자의 고발장 및 정상 간 통화 녹취록 공개를 거부하는 데 대해 “분명히 대통령은 대중이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하원 민주당 인사들이 그 공개를 관철하겠다고 공언했다.

낸시 펠로시(민주ㆍ캘리포니아) 하원의장도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 내용이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이라고 규탄하며 처음 이 사실을 알린 내부고발자가 의회에서 증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하원의원들에 서한을 보내 “감사관이 이 문제를 ‘긴급’으로 결정하고 우리가 이것을 즉시 논의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탄핵 가능성을 드러냈다.

2012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던 미트 롬니(공화ㆍ유타)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했다. 롬니 의원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대통령이 정치적 라이벌을 조사하도록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요청, 혹은 압박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밝혀져야 할 중대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을 언급한 사실을 인정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화 내용에 대해 “대화는 주로 (당선을) 축하하는 내용이었고, 부패에 관한 것이었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이나 그의 아들과 같이 우리 국민이 우크라이나에서 부패를 만들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관한 것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이 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일각에선 이번 스캔들이 오히려 트럼프의 입지를 공고히 해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의 위법행위가 해소되고, 오히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잘못이 부각되면 내년 대선 손익계산서는 다르게 쓰여진다는 것이다. 어쨌든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마침표가 찍히는 날, 트럼프와 바이든 둘 중 한 명은 쓰러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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