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주 의원 “농어촌공사, 전범기업 미쓰이스미토모화재와 4차례 보험 계약”
손금주 의원실 제공.

지난해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기업에 대한 배상판결을 내린 것을 이유로 일본이 경제보복에 나선 가운데, 우리 공공기관에서 일본 전범기업의 금융상품을 구매한 사실이 확인됐다. 조달청을 통해야 하는 국가나 공공기관 계약 대상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제외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손금주 의원(무소속)이 23일 조달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농어촌공사는 최근 5년간(2015년~2019년) 일본 강제징용 전범기업인 미쓰이스미토모해상화재보험과 네 차례에 걸쳐 보험계약을 맺었다.

미쓰이와 스미토모는 각각 대표적인 일본 전범기업으로 국무총리실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국외강제동원희생자 지원위원회’가 지난 2012년 발표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전범기업에 포함돼 있다. 이들은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미 군정청에 의해 전범기업으로 분류돼 해산됐던 기업들이나, 우회 방식으로 재건한 이후 전쟁범죄에 대한 어떤 사과나 반성, 배상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이런 전범기업들과 2015년 1건, 2016년 1건, 2017년 2건 등 총 4건에 달하는 손해보험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7,047만2,400원이다. 이만큼의 돈을 보험사에 지불했다는 얘기다. 다만 농어촌공사는 2017년 낙뢰에 따른 주차장 태양광 시설 손실과 영산강 배수관문 통신시설 등의 손실로 2,000만원 안팎의 보험금을 받았다.

이런 거래는 전범기업이 별다른 제약 없이 조달청 입찰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건물, 장비관련 화재보험으로, 수의계약이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조달청 입찰에 전범기업들이 참여했고 최저가로 낙찰받아 계약했던 것”이라며 “2018년 이후에는 다른 업체와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는 제도상의 문제로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었던 부분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손 의원은 "국기기관, 공공기관이 과거사를 청산하지 않은 일본 전범기업과 계약을 맺는 것은 국민 정서에 크게 반하는 일”이라며 “(조달청을 통한) 국가ㆍ공공기관의 계약에서 일본 전범기업 등을 제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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