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은행 조기수확 실시, 열매는 복지시설 기증 또는 퇴비로 재활용
서울 영등포구는 총 4억원을 투입해 가을철 악취의 주범인 은행나무 암나무 237그루를 수나무로 대폭 교체(사진)했다고 23일 밝혔다.
병해충과 공해에 강한 은행나무의 경우, 아름다운 노란색 단풍으로 가로수에 가장 적합한 종이지만 지독한 냄새의 은행이 떨어지는 가을엔 민원이 쏟아지기 일쑤다. 이에 구에선 2015년부터 매년 순차적으로 은행나무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 작업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지난 4월부터 교체작업을 시작해 237그루의 교체작업을 완료했다. 은행나무 한 그루 교체 비용은 100만~150만원가량 들어간다. 구에 따르면 관내 은행나무 가로수는 2019년 1월 기준 5,900여 그루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암나무는 1,900여 그루다.
구에선 우선 지하철 출입구 주변이나 횡단보도, 전통시장이 밀집된 신길로와 양산로, 선유로 등의 16구간을 교체 지역으로 정했다.
올해는 특히 악취 민원이 많은 여의도 주변 지역의 은행나무를 주로 교체했다. 여의도에 있는 은행나무 암나무는 총 980여 그루로 관내 전체 암나무 수의 절반 이상이 집중돼 있다.
구에선 이와 관련 교체 구간 선정 등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5월 주민 설명회도 가졌다.
이와 함께 구에선 다음 달부터 은행나무 열매 조기 수확작업도 실시한다. 수확한 열매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를 거쳐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에 기증하고 낙엽은 퇴비로 재활용할 계획이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주민들이 악취 걱정 없이 가을철 단풍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구민들께서도 내 집 주변에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를 줍고 쓸며 적극 동참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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