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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하지만 다른 정황… 10차 사건 범인, 이춘재냐 딴 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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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하지만 다른 정황… 10차 사건 범인, 이춘재냐 딴 놈이냐

입력
2019.09.23 04: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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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졸려 살해된 점 비슷하지만 신체 훼손 없고 손발 묶이지 않아 

 “국과수에 DNA 재분석 의뢰…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수사 중” 

화성연쇄살인범 몽타쥬
화성연쇄살인범 몽타쥬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사실상 ‘화성 그 놈’으로 압축돼 가고 있다. 총 10차례에 걸쳐 발생한 화성연쇄살인사건 가운데 5·7·9차 피해자 등의 속옷에서 채취한 유전자 본체(DNA)가 이씨의 DNA와 일치한단 점에서다.

하지만 DNA를 검출했지만 특정인을 지목하지 못하고 있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10차 사건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점에서 다른 사건과 유사하지만 차이점도 적지 않다. 당시 경찰도 8차 사건과 마찬가지로 모방 범죄에 무게를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차 사건의 범인이 이춘재인 ‘화성 그 놈’일 수 있지만 이춘재가 아닌 ‘화성 딴 놈’일 수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2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에선 이씨가 ‘화성 그 놈’이라고 판단, 진범임을 밝히기 위해 4차 피해자에게서 나온 DNA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재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1·2·3·6차 증거물도 보존 상태를 봐 가며 순차적으로 모두 보낸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1991년 4월 3일 발생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인 10차 사건이다. 9차 사건(1990년 11월 15일·태안읍 병점리) 인근 지역인 동탄면 반송리에서 귀가하던 권모(69)씨가 숨진 채 발견, 10차 사건으로 기록됐다. 마지막 사건의 경우엔 살해 수법이 피해자의 옷가지 중 하나인 목도리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점에서 기존 9개 사건과 유사했다. 특히 피해자의 양말 등에서 추출된 정액에서 B형이 검출, 5·7·9차 사건과 혈액형이 동일했다.

2019-09-22(한국일보)
2019-09-22(한국일보)

하지만 앞선 사건들과 다른 정황들도 포착됐다. 피해자의 신체 일부가 심하게 훼손되지 않았고, 하의는 벗겨진 상태였지만 손발도 묶여 있지 않았다. 재갈 또한 물려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존 사건과는 달랐다. 무엇보다 이씨의 혈액형은 B형이 아닌 O형으로 밝혀졌다.

또 경찰이 10차 피해자에게서 검출한 정액을 9차 증거물과 함께 분석 기술이 우리보다 뛰어난 일본에 보냈지만 두 DNA가 다르다는 답변까지 받았다. 경찰도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연장선으로 보면서도 단순 살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도 화성연쇄살인사건을 크게 1·2·3·4·5·6·7·9차, 8차, 10차 등 3개로 구분해 3명의 범인 있을 것으로 추측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0차 사건과 함께 모방 범죄로 분류한 8차 사건(1988년 9월 16일)은 이듬해인 1989년 7월 윤모(당시 22세)씨가 검거되면서 연쇄살인 사건과 별개로 종결처리 됐다.

범행 수법이 유사성이 있지만 차이점도 있고, 혈액형도 달라 10차 사건의 경우 이씨가 아닌 제3의 인물, ‘화성 딴놈’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1987년 1월 5차 사건 현장인 화성 황계리 현장을 경찰이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1987년 1월 5차 사건 현장인 화성 황계리 현장을 경찰이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는 달리 경기남부경찰청에선 10차 사건의 범인도 현재 유력 용의자인 이씨, ‘화성 그 놈’이란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 3명이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는 경찰도 있는 등 의견이 분분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까지도 (이미 범인이 검거 된) 8차 사건을 제외하고 의견이 나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재 수사하는 단계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하는 것은 맞지만 8차를 제외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 하나로 보고 있다”며 “DNA 분석 중인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드릴 수 없음을 이해해 달라”고 전했다.

임명수 sol@hankookilbo.com

손성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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