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DI 보고서… “학생 자체 역량평가 모든 영역서 ‘특목고-자율고-일반고-특성화고’ 순”
서울 자율형사립고 연합 설명회가 열린 지난 20일, 행사장인 서울 종로구 동성고로 학부모와 학생들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일반고와 특성화고 학생이 외국어고, 과학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학생보다 자신의 역량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흔히 명문고 학생일수록 스스로의 능력이 모든 영역에서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는 건데, 사회적으로 공고한 고교서열화가 어린 학생들에게 내면화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최근 발간한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학생의 핵심역량 측정 및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 스스로에게 2015 교육과정이 제시한 6개 핵심역량을 평가하도록 한 결과, 모든 영역에서 특목고, 자율고, 일반고, 특성화고 순으로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전국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생 1만548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학생역량조사 연구를 분석한 결과다. 고등학생 조사 참여자는 4,709명이었다.

고등학교 유형별 분석 결과 종합적인 학생 역량 지수는 특목고가 평균 76.12점으로 4개 학교 유형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자율고(70.83점) 일반고(67.97점) 특성화고(61.76점) 순이었다. 세부 6개 핵심역량별 평가에서도 이 순서는 변하지 않았다.

‘긍정적 자아의식’ ‘자기주도성’ ‘진로성숙도’ 수준을 평가하는 자기관리역량 점수는 특목고 71.82점, 자율고 67.83점, 일반고 65.58점, 특성화고 61.67점이었다.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영역의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지식정보처리역량(특목고 78.89점, 자율고 72.68점, 일반고 69.66점, 특성화고 64.04점)과 창의적사고역량(특목고 75.43점, 자율고 66.65점, 일반고 60.90점, 특성화고 45.89점)도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

‘문화적 소양’과 ‘다문화 수용성’ 정도를 평가하는 심미적감성역량, 공동체역량, 의사소통역량 점수도 모두 특목고 학생이 가장 높고, 특성화고 학생이 가장 낮았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가 학생에게 설문지를 준 뒤 자신의 역량을 스스로 평가해 점수를 매기게 하는 자기보고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책임자인 권희경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은 “모든 역량 수준에서 일관되게 특목고, 자율고, 일반고, 특성화고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러한 결과는 적어도 일반고와 특성화고 학생들이 실제 역량, 자신의 역량에 대한 자신감의 수준이 낮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낮은 자신감 또는 자존감이 실제 역량 수준과 무관한 사회적 편견 등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정책적 노력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학생들이 자기 처한 환경이나 주변의 시선을 고착화, 내면화한 결과라고 본다”며 “고교서열화를 해체해야 학생들의 이 같은 ‘학습된 무기력’도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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