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 바르셀로나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바르셀로나가 25년 만에 최악의 시즌 스타트를 끊으며 팬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라나다의 누에보 로스 카르메네스에서 열린 2019~2020 라리가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그라나다에 0-2로 패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라몬 아지즈에게 기습적인 선제골을 내준 데 이어, 후반 21분 알바로 바디요에 페널티킥 추가골까지 허용하며 무너졌다. 개막 후 2승1무2패, 고작 승점 7점을 쌓는 데 그친 바르셀로나는 1994~95 시즌 요한 크루이프 전 감독 시절(승점 5점) 이후 25년 만의 최악의 첫 5경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특히 이날 바르셀로나를 무너트린 그라나다는 올해 1부리그에 올라온 승격 팀이라 충격이 더 크다. 이날 바르셀로나는 공격진에 앙투안 그리즈만(28)-루이스 수아레스(32)와 함께 페레즈 사욜(21)을 기용하며 상대 골문을 두드린다는 계획이었지만 제대로 된 공격 찬스를 만드는 데 번번히 실패했다.
이날 바르셀로나는 공격 점유율이 74%로 그라나다를 압도했지만 슈팅 숫자에서 그라나다에 8-9로 밀렸다. 게다가 유효 슈팅은 단 1개에 불과할 만큼 공격력이 빈약했다. 종아리 부상에서 복귀한 ‘에이스’ 리오넬 메시(32)와 ‘신성’ 안수 파티(17)가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되며 반전을 노렸지만 소용없었다.
수아레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 자신을 되돌아 봐야 한다”며 선수단의 반성을 촉구했다. 그는 “공격에서 전혀 찬스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됐다.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팬들은 팀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의 무능력을 꼽고 있다. 최고의 선수단을 손에 쥐고도,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바르셀로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그리즈만과 프렝키 데 용(22) 등을 영입해 선수단의 깊이를 더했지만 공격진의 파괴력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프랑스의 에이스 그리즈만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불안한 수비에 힘을 쏟느라 공격력이 반감됐다. 네덜란드의 특급 미드필더 데 용은 세르히오 부스케츠(31)에 밀려 본래 자리인 중앙이 아닌 측면에 서며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팬들은 여전히 메시에만 의존하는 발베르데 감독의 전술을 비판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발베르데사퇴(#ValverdeOut)’ 해시태그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발베르데 감독은 이날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지더라도 이길 자격이 있어야 하는데 오늘은 그러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반전의 계기가 필요한 바르셀로나는 다음 주 6라운드에서 비야레알을 홈으로 불러들여 시즌 3승에 도전한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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