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농장 인근에서 발병 의심 신고 2건이 추가로 접수됐다. 2개 농장 모두 확진 판정이 내려지면 경기 북부에서만 ASF 발생 농장이 총 4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오전 경기 파주시 양돈농장 2곳에서 돼지가 폐사했다는 내용의 의심 신고가 접수돼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파주시 파평면 농장에서 4,200마리 중 1마리가, 파주시 적성면 농장에서 3,000마리 중 2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시료를 채취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이동통제, 소독 등 긴급방역 조치에 나섰다.
두 농장 모두 앞선 발생 농장과 마찬가지로 눈에 띄는 감염 경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잔반(남은 음식) 대신 사료를 급여해왔고, 창이 없는 구조로 야생 멧돼지 침입 가능성이 낮다. 또 두 곳에선 태국인 직원이 일하고 있는데, 태국은 ASF 발병국이 아니다.
만약 두 농장 모두 확진 판정을 받게 된다면 경기 북부 양돈농가엔 막대한 타격이 가해질 전망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파평면 농장 반경 3㎞ 내에는 농장 12개에 돼지 9,300여마리가, 적성면 농장 반경 3㎞ 내에는 농장 25개에 돼지 3만9,000마리가 있다. 지금까지 ASF 발병 시 인근 3㎞ 내 모든 돼지를 살처분해왔다.
경기 북부 지역에 이미 ASF 바이러스가 널리 퍼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농장은 18일 확진 판정을 받은 연천군 농장과 각각 7.4㎞, 9.0㎞ 거리에 있지만, 기존 농장과의 역학관계가 확인되지 않아 별도의 경로를 통해 감염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고 농장이 발병 농장으로 확인된다면, 방역당국이 실시하고 있는 예방조치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두 농장 모두 연천군 발병 농장과 가까워 전화 예찰과 정밀검사 대상 농장에 속하지만, 돼지가 폐사하고 나서야 관련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당 농장이 이전에 체혈 검사를 받았는지, 전화 예찰 중엔 증상이 없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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