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초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을 앞두고 19일 열린 미중 실무 협상에서 중국 측 대표단 단장으로 참석한 랴오 민 중국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겸 재정부 부부장이 미 워싱턴DC의 무역대표부(USTR) 사무소에서 협상을 마친 뒤 자리를 뜨고 있다. 워싱턴DC=AFP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10월 초 고위급 무역협상 재개를 앞두고 19일(현지시간) 실무 협상을 시작했다. 외신들은 이번 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인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문제 등 ‘농업부문’이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이미 중국의 미 농축산물 수입 확대와 미국의 추가 대중관세 연기 등을 맞바꾸는 수준의 ‘잠정적 합의’에 근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과 중국 인민망(人民網) 등에 따르면 이날 랴오 민(廖岷)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겸 재정부 부부장(차관)이 이끄는 30여명의 중국 실무 협상 대표단은 오전 9시부터 미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의 무역대표부(USTR)에서 협상에 돌입했다. 미국 측에서는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가 협상팀을 이끌었다. 이번 실무진 협상은 19, 20일 이틀간 진행된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 이번 협상이 미국 측의 농산물 수입 확대 요구 등 주로 농업 분야에 집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지지층이자 중국의 보복 관세로 타격을 입은 농민들을 달래기 위해, 미국 농민들의 대(對)중국 수출 기회가 다시 확대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두 번의 협상 세션에서 농업 문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와 ‘강제적 기술 이전’ 문제에도 한 차례 세션이 할애될 전망이다. 그간 미국은 중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 진출 대가로 합작법인에 참가하는 중국 측 파트너에 ’강제적인 기술 이전‘을 요구받는다고 주장해왔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 마련을 중국에 요구해왔다. 또 위안화 환율 평가절하 등 통화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양국이 ‘잠정 합의(interim deal)’를 타결 지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천 원링(陳文玲) 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달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릴 것”이라며 “대신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연기하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미중이 일부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미국은 관세를 폐기해야 하며 특히 어떤 새로운 관세도 부과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중국이 요구하는 핵심”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미국은 이미 2,5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5%포인트 관세 인상을 다음 달 1일에서 15일로 당초 예정보다 2주가량 늦췄다. 이를 추가로 더 연기하든지 아니면 아예 철회해야 한다는 것이 중국 측 입장이라고 천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양측이 포괄적인 합의에 이르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라면서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이미 우위를 점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두와 돼지고기를 포함한 농산물 수입 확대 외에는 추가로 더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농업 분야 외에 지식재산권 보호나 기술 이전 문제에서 미국의 요구에 화답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미 CNBC 방송은 중국 협상팀 일부가 협상 직후인 다음 주 초 미국 곡창지대인 네브래스카주와 몬태나주의 농가를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니 퍼듀 미 농무부 장관은 이날 “중국 대표단이 미 농업 실태를 살펴보고 친선을 구축하기 위해 다음 주 미국 관리들과 함께 농장 지역을 찾을 예정”이라며 “협상과 대화가 실제 새로운 농산물 수입 계약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CNBC는 이 방문이 중국 측의 미국산 농축산물 구매를 마무리하기 위한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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