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 브랜드 70%가 외식업 편중, 직영 없는 가맹본부 60%
“직영 경험 여부ㆍ사업자 매출 정보 정확히 제공해야”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맹업계의 갈등과 상생협력을 위한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종=뉴시스

국내 가맹 브랜드 10곳 가운데 7곳이 치킨ㆍ한식ㆍ커피 등 외식업에 쏠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주가 되기 위한 초기비용은 평균 1억2,000만원에 달하지만 직영 경험이 없는 브랜드 비율이 60%에 육박해 사업상 위험이 가맹점주에게 전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가맹 조건은 본부와 가맹점주와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발표한 ‘가맹계약과 가맹사업 시장제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가맹 브랜드는 총 5,741개로, 이 중 외식업이 전체의 75.6%(4,341개)를 차지했다. 외식업 가운데 치킨 가맹점이 2만5,000개(22%)로 가장 많았고, 한식 가맹점은 2만개(18%), 커피는 1만3,000개(11%) 순이었다. 쏠림 현상이 심하다 보니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져, 치킨ㆍ한식ㆍ커피ㆍ주점ㆍ분식 업종의 가맹점 매출액은 연평균 2억5,000만원으로 나머지 외식업 평균 매출액의 60% 정도에 머물렀다.

직영 경험이 없는 본부가 60%에 육박하는 점도 국내 가맹시장의 맹점이다. 브랜드만 만들어놓고 소비자와 시장을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본부들이 10개 중 6개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직영점이 없는 브랜드 업종은 외식업이 60.8%로 가장 높았고, 서비스업 58.3%, 도소매업 45.7% 순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맹본부가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아도 가맹사업자를 모집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 연구위원은 “본부가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으면 상품의 경쟁력을 직접 체험하거나 시행착오를 개선할 기회가 줄어 가맹점으로 전이되는 사업상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가맹점 매출이 낮은 외식업종에서 직영점 없는 브랜드 비율이 특히 높게 나타난 점은 직영점 유무가 가맹점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런 가맹시장 환경 속에서 가맹점주들은 초기 비용으로 평균 1억1,760만원을 들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업종별로는 외식업이 1억원으로 가장 적은 금액이 들고 도소매업은 1억2,000만원, 서비스업은 1억8,000만원이 소요됐다. 가맹점주들이 본부에 납입하는 로열티는 정률형(매출액의 일정률), 정액형(고정 금액 납부), 원부자재 구매 시 로열티 감액 등으로 분류됐다.

계약조건이 가맹점의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초기비용 중 가맹비가 높을수록 정률형 로열티 계약일 때 가맹점 매출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가맹비와 로열티는 본부에는 직접 수입이지만 가맹점에는 비용이 되므로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식업 편중과 본부의 빈약한 직영 경험으로 개별 점포의 성장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계약 조건은 본부와 가맹점주 간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는 것이 국내 가맹시장의 현실이라는 얘기다. 이 연구위원은 “가맹점 창업자들이 업종과 브랜드를 보다 현명하게 선택하도록 정보공개서 내용을 보강해야 한다”며 “본부의 직영 경험 여부, 직영점 시작일, 가맹사업 전 영업점 운영기간 등의 정보가 제공되도록 하는 한편 가맹점사업자들의 매출 실적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전산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본부와 사업자간 신뢰도가 높아져야 로열티를 기반으로 한 수수료 문화도 정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