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지 않은 게 후회스러울까. 또 자랑스러울까. 남겨진 이들 중 누가 가장 걱정되나. 그렇다면 그들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 둬야 하나. 죽은 뒤에 말이다.
우리는 모두 죽는다. 그러나 언젠가는 반드시 나의 일이 될 그 죽음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준비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죽음의 에티켓’은 독일의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아빠가 될 무렵, 생명의 탄생에 관한 책은 수없이 많으나 죽음을 다룬 서적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쓴 책이다.
죽어가는 이들, 죽은 이들, 의사들, 장례업자, 공동묘지 매표소, 큰 수도원 납골당, 호적부 공무원 같은, 죽음을 둘러싼 사람들과 장소를 취재했다. 그리고 죽음은 언제 시작되는지, 죽음의 길은 어떤 과정인지, 죽은 이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어린 아이, 청년, 노인의 경우에 빗대 면밀히 담았다. 죽음의 의미를 묻기 위함이다. 그러니 일종의 죽음 안내서랄 수 있겠다.
죽음을 이토록 파헤친 이유는 결국 이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생각해보자는 거다. 그러니 이 책은 곧 ‘삶의 에티켓’이다.
죽음의 에티켓
롤란트 슐츠 지음ㆍ노선정 옮김
스노우폭스북스 발행ㆍ255쪽ㆍ1만5,800원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