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북한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고서도 국가보훈처로부터 ‘전상(戰傷)’ 판정을 받지 못한 하재헌 예비역 중사를 만나 격려했다. 나 원내대표는 하 중사에게 “영웅을 제대로 대접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하 중사가 활약 중인 장애인 조정 종목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이현재, 김종석 한국당 의원과 함께 하 중사가 훈련 중인 경기 하남시 미사리 조정ㆍ카누 경기장을 방문했다. 하 중사는 2015년 비무장지대(DMZ) 수색 작전에 나섰다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두 다리를 잃고 올해 1월 전역했지만, 지난달 보훈처는 하 중사에게 전상, 즉 ‘전투에 준하는 직무 수행 중 상이’ 대신 ‘공무수행 중 입은 상이’라 하여 공상(公傷) 판정을 내렸다. 하 중사는 17일 “전상을 인정해 명예를 지켜달라”며 직접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린 바 있다.
보훈처의 결정을 수차례 비판한 나 원내대표는 경기장 한편 환담 장소에 하 중사와 손을 잡은 채 입장했다. 나 대표는 “대한민국 영웅을 만나게 돼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영웅 대접을 우리가 제대로 해드리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고 사과한 후 “북한이 이미 사과한 (지뢰매설) 사건을 이번에 정부에서 제대로 (판정) 못한 것은 너무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보훈처 판정에 대한 심정을 묻는 나 원내대표의 질문에 하 중사는 “처음엔 당황했었는데 지금 대통령님도 지시해놓은 상태니 기다려보려 한다”고 말했다. 하 중사의 국민청원 게재일인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보훈심사위원회에 재검토 지시를 내렸으니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하 중사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직 보훈처에서 (재심 관련) 개인적으로 연락 온 건 없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하 중사가 장애인 조정 선수로 새 출발 한 데 대해서도 응원을 이어갔다. 그는 하 중사에게 “새로운 대한민국의 희망의 메시지를 만들어보라”며 동행한 의원들에게 장애인 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예산 지원 등을 당부했다. 하 중사는 오는 21일 서울주택도시공사 조정팀 소속으로 ‘제3회 서울시장배 전국장애인조정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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